훈련소에서 스님 만난 썰
난 정확히 12년 7월 24일에 입대했다.
훈련소는 멍청도 증평에있는 37사단 신교대였다.(럭키 스리세븐!!)
백호1중대 번개2중대 뭐 4중대까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난 1중대였고 소대랑 분대는 까먹었다.
내 바로 옆에 동기가 머리가 유난히 빡빡이였는데,
알고보니까 원래 진짜로 스님하던 사람이었다.
시발 스님들도 국방의의무 수행한다는게 당시에는 존나 놀라웠었다.ㅋㅋ
존나 착하고 좀 귀엽게(?) 생긴 동기였는데(똥꼬충아니다)
같이 잘 지냈었다.(근데 자대가고 이후로 연락 단 한 번도 안함 ^오^)
이 새끼랑 같이 다니면서 좋았던게 뭐냐면,
꼴에 스님이라고 고기를 진짜 전혀 안먹었다.
옆자리였던 나는 맨날 그 새끼꺼 고기 존나 뺏어먹음 (욕심쟁이 ㅍㅌㅊ?)
근데 솔직히 시발 암만 스님이래도 몸이 힘들고 하니까, 고기는 먹고 싶은가보다.
시발 탕수육이나 뭐 제육볶음 이런거 항상 내가 다 뺏어먹으니까, 그거 뺏어먹을때마다
뭔가 눈빛이 처량하긴 하더라.
미안해서 건빵이나 맛스타 보급나올때, 걔한테 좀 챙겨줌. (공정성 ㅍㅌㅊ?)
그렇게 훈련소는 4주차에 접어들고 있었다.
일요일에 종교행사가잖아?
난 항상 불교였고, 당연히 그 새끼도 불교로 갔다.
이때, 행사끝나고 콜라랑 피자빵이 나왔는데,
4주차가 각개전투주였나, 아무튼 존나 힘든데,
스님새끼가 고기안쳐먹고 존나 뺑이쳤으니 얼마나 단백질 딸릴지 상상이나 되겠노?
난 또 시발 피자빵에 햄들어가고 그러니까 뺏어먹을 생각으로 스님을 쳐다봤는데,
무슨 보물 발견한 것 마냥 지긋하게 쳐다보더라.
진짜 존나 안쓰러워서
"OO아 햄 빼고 빵만 먹으면 되잖아 케찹이라도 맛은 봐도 부처님이 뭐라하진않을거아냐?"
하자마자 표정 밝아져서 피자빵을 조심조심 뜯어먹기 시작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던 도중에 스님새끼가 우웩 우웩하면서 구역질을 하길래,
왜그래? 하니까 고기를 씹은거같다고 하면서 화장실로 냅다 달려가더라.
그 새끼 절간에 버려진새낀데, 동자승때부터 여태 고기 안 먹다가 이제 첫 고기 맛을 봤는데,
"와 맛있다!" 이게 아니고 "우웩!우웩!!" 이게 먼저 말이 튀어나오니까
존나 뭔가 스님들이 병신같구나 하면서도 존나 안쓰럽더라.
여튼 시발 그날 종교행사 끝나고 생활관 들어오자마자 그 새끼 존나 울면서 회개중이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뒤로 그 새끼 별명 '파계승'됨ㅋㅋㅋㅋㅋㅋ
그 새끼 법명이 '대련'이였는데,
나도 수계식때 법명이 '대련'이여서 같은법명이라 기억한다.
37사단 신교대나온 대련스님 OO아! 니가 일베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보고있으면 댓글 달아라!
피자빵 햄 맛있었냐?!
난 오늘 삼겹살에 소주마실거다!!
혹시 연락되면 나중에 산채나물에 곡차나 한잔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