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 먹은 썰 (1)
그녀는 워킹홀리데이로 식당 알바 할겸 외국생활을 경험할겸 현지에 왔다.
키는 170정도 되고 몸매도 이쁘고 얼굴은 약간 맹한 느낌. 백치미가 느껴지는 그런 얼굴이었다. 그 식당에 술 마시러 가면 바에 서서 맹한 얼굴로 잔을
닦던 모습을 자주 봤었다. 일손도 느리고 그 식당 주인이랑 내가 좀 친했었는데 일 못한다고 항상 불만이었다. 그래도 현지상황에서 알바생 구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라
일손이 아쉬운건 식당 주인이었기에 데리고 같이 일을 하던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싹싹하거나 사람들이랑 쉽게 친해지는 그런 성격이 아니었기에 어찌보면 굉장히 차가워 보일수도 있다. 그래도 말을 걸거나 농담 한마디씩 툭 던지면 미소를
지어주거나 웃으면서 당황해하곤 했다. 그래서 그냥 맹하니 착한 여자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다가 어느날 사건이 터졌다. 그녀가 주방장(여자)이랑 식당 주인의 험담을 제대로 하다가 그걸 또 주방장이 주인에게 얘기하면서 사이가 제대로 틀어졌다.
그녀는 식당주인이 구해준 집에 살고 있었고 서로 껄끄럽게 계속 보는 사이... 식당 주인이 쫓아내면 다시 한국으로 귀국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때 내가 트레이드를 해주게 되었는데, 워킹홀리데이로 가라오케에서 일하던 여대생 둘과 식당에서 알바를 하던 그녀와의 트레이드였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식당 알바는 짤리고 여대생 둘을 내가 그 식당에 소개시켜주고 오갈데 없던 그녀가 자연히 가라오케에서
일하게 된거다.
이 교환은 대성공이었다. 여대생 둘은 식당에서 물만난듯이 일을 잘했고,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가라오케에서 완전 에이스로 거듭났다.
그걸 본 식당주인이 헛웃음을 지으면서 나한테 한 얘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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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식당 직원들과 함께 회식겸 술자리를 가졌었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남자 여자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때 그녀가 한 말이 있었다.
"나는 어느 자리에 가던 모든 남자가 다 자기한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즉 소개팅이던 남녀의 술자리던 10명의 남자가 있으면 모든 남자가 자기한테 집중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한 명이라도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거나 관심을 표하지 않으면
기분이 매우 나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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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를 하면서 그녀가 왜 가라오케에서 에이스가 됬는지를 알 수 있었다. 어찌보면 딱 맞는 일이수도 있겠다 싶었다. 어차피 2차 같은건 없고 남자들과 술 마시면서 웃으면서
노는 자리이고, 아가씨들은 대부분 30대 중후반인데 그녀는 20대 초중반에 키 크고 몸매 좋고 꼴릿하게 옷입고 있으니 얼마나 인기가 많았으랴.
한번은 가라오케 아가씨들과 일끝나고 한국식당에 술을 마시러 온걸 본적이 있다. 그때 초미니원피스를 입고 검스를 입고 있었는데, 미니스커트인데 엉살이 보일락 말락 할 정도로
짧았다. 진짜 다리도 이쁘고 몸매는 끝내주는 애였기에 첨으로 눈길이 갔었던 날이기도 하다.
나는 이맘때즘 기숙사에서 나와서 일반 원룸에 살고 있었다. 이때 역시 가난한 유학생이었기에 ㅠㅠ 진짜 싼 원룸이었는데, 이게 어땠냐면
새벽에 어떤 아랍인이 와서 문을 두들기더라. 존나 쫄아서 있는데 알고보니 아랫층을 착각하고 문을 두들긴 거다. 그때 그 알 수 없는 아랍어 중에도 이말은 들리더라..
"코크"
그렇다. 마약상이 살고 있는 그런 개싸구려 동네였다. 그렇다고 크게 위험하고 그러지는 않았다. 이상하게 아랫층 사람들이랑 마주쳐본적도 없는거 같다.
그러던 어느날 하루 밤 늦게 집에 들어갈려고 건물 현관에서 열쇠를 고르고 있는데 이건 누가봐도 딱 한국남자가 내 뒤에 서서 벨을 누르는거다. 내가 이 도시에 좀 살아서
대충 아는데 첨 보는 얼굴이었다.
"와 이 건물에 나 말고 한국사람도 이제 사나?"
싶었다. 암튼 그렇게 올라오고 생각해보니 그 남자가 벨을 누른 집이 바로 내 앞집인거다. 도어스코프(현관문에 달린 밖이 보이는 구멍)로 보면 바로 앞집 문이 보이는 구조였다.
헐 누구지? 싶어서 도어스코프로 밖을 보고 있었는데, 그 남자에게 문을 열어주는 사람은
바로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