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개팅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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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소개팅 썰

익명_NjQuMzIu 0 970 0

불과 어제 있었던 썰이다

 

원래 나는 지방충 공대남이어서

주변에 여자도 없고

근처에 있는 종합대는 우리학교 미팅 밴 먹여서

지금까지 열심히 모쏠아다기록 매일 갱신하고 있다

 

그러다 어느날

서울사는 내 친구가 카톡목록을 보는데

ㅅㅂ 친구가 400명이 넘는데

남자남자남자남자엄마남자씹오크년남자외할머니남자남자

이런거임

 

내친구가 존나 안쓰럽게 쳐다보면서

"야... 니 진짜 뭐라도 해야겠다"면서 

소개팅을 잡아줌

 

상대는 동갑 이대뇬이었다

카톡 프사도 뭐 엥간했고

만나기 전에 연락할때까지만 해도

말 잘 통하는거같길래

오?혹시?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에 술집가서 헌팅한 여자랑

애프터에서 만났다가 안좋게 헤어진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병신짓 안해야지 하는 생각에

밥집 디저트집 알아두고 멘트 패션 등등

존나 만반의 준비를 함

 

만나기로 한 시간 5분 전에

히키 모게이답게 먼저 약속장소 와가지고

후...하...떨린다 헤헤 하면서 메뉴판을 보고있었다

 

그러고 시간되니까 여자도 오드라

뭐 여자들 프사가 당연히 믿을게 안된다지만

역시나 프사보단 못생겼드라

 

그래도 공대남인 내가 여자 얼평을 할 처진 아니었고

모쏠아다라서 여자 얼굴 볼때는

어디 하자 없으면 그냥 ok하는 편이다

 

인터넷에서 존나 뒤진대로 첫 멘트를 날리려고

"오시느라 고생많았어요, 오늘 날씨 더웠..."하는데

"네 아 오늘 덥네요"하고 칼같이 자르는거임

 

??뭐지 하고 일단 메뉴부터 정하고

긴장 풀려고 물컵 입에 갖다대는데

 

바로 그냥

"근데 그쪽은 소개팅 왜 하게된거에요?"하고 묻더라

 

여기까진 뭐 궁금할수도 있지 하긴 했는데

그순간부터 긴장은 확 풀리더라

뭔가 내가 생각하던 여성여성한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중딩때 같은반 여자애느낌ㅋㅋㅋㅋ

 

아무튼 아 네 뭐 하하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차근차근 대답해줬는데

 

대답 끝나자마자

"군대는 언제가요?

그쪽은 지방에서 학교다니는데 여친이랑 데이트나 연락은 어떻게 할거에요?"하면서

존나 직구 쭉쭉 날리더라

 

여기서부터

아하 이 여자가 정상은 아니구만

직감해서 그냥 나도 예의만 지키는 식으로 대충 대답했다

 

그리고 소개팅같은거 나가면

보통 남자가 큼직한 화제를 정해서

대화 주고받고 하는거라고 알고있었는데

 

얘는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자기 하고싶은말 다 쏟아붓더라ㅋㅋㅋㅋㅋ

여기서 당황해서 히키본성 나오고

어버버 하면서 원래 생각해놨던 화제 다 까먹음ㅋㅋㅋㅋ

 

암튼 얘기를 하는데

영화 취향 얘기가 나와서

인셉션이랑 인터스텔라 같은 SF 좋아한다고 하니까

존나 인상찌푸리더라 ㅆㅂ....;; 그게 뭐가 재밌냐고

 

그거말고도 얘기를 하면 할수록

서로 다르다는 거밖에 안나오더라ㅋㅋㅋㅋㅋ

이쯤부터 딱히 잘될거란 기대없이

그냥 될대로 되라 식으로 함

처음 보는 여자랑 단둘이 있는데

말이 그렇게 술술 나온건 처음이다ㅋㅋㅋㅋ

 

그와중에 나는 얘기하고 듣고 하느라고

밥 되도록 천천히 먹으면서 대화하는데

얘는 어느새 보니까 다먹음 ㅅㅂㅋㅋㅋㅋㅋㅋ

파오후는 아니었는데 그많던 파스타가 어디갔는지...

 

밥값은 남자가 내는 거라고 하길래(ㅆㅂ...)

화장실 가는 척하면서 계산하러 가는데

계산하는거 빤히 쳐다보고 있더라 ㅆㅂ...

 

여사친이랑 밥먹을땐 몰래 계산하면 

헐? 언제 계산했냐 야ㅠㅠ 이러면서

고마워하고 미안해하고 그런게 있었는데

얘는 그런거 1도 없음

다시 생각하니까 빡치네 ㅅㅂ

 

그 다음엔 여자들 보통 디저트 먹으니까

"아 제가 디저트집 두개 봐놨어요"하면서 설명하려고 하는데

"엥? 뭐 또먹어요?!"하면서 또 찌푸림ㅋㅋㅋㅋㅋㅋ

 

"커피나 먹죠ㅡㅡ"하길래

"아 네... 커피집도 몇개 봐놨어요 그럼 그쪽으로 가요"하니까

"왤케 잘알아요? 누구랑 와봤어요?!!" 또 이런식.

전날에 존나 열심히 봐놓은거구만 ㅅㅂ...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커피값은 걔가 내더라

그래서 카페 앉아서 시덥잖은 얘기나 더 하는데

까면 깔수록 서로 안맞다는 결론만 나옴ㅋㅋㅋㅋㅋ

 

그리고 앉은지 30분도 안된 귀신같은 타이밍에

여자 부모님이 전화와서

빨리 집 들어오라고 뭐라해서

요시!하면서 대충 마무리하고 헤어졌다

 

지난번에 헌팅녀랑은

헤어지고나서 거의 몇달동안 존나 우울했고

심지어 지금 여사친도 처음 만날땐 좀 설렜는데

얘는 헤어지자마자 겁나 속이 후련하더라ㅋㅋㅋㅋㅋㅋㅋ

 

뭐 사람이 악인은 아니었는데

암튼 존나 안맞는 여자였고

모쏠 아다가 여자에 대한 환상도 깨게 돼서 좋았다.

이대 여자들만 원래 다 그런거일 수도 있음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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