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때 여선생 썰
내초딩때가 80년도후반이다
4학년때 여선생담임이었는데 그때우리학교는 스티커제도가 있었다.
남아서 청소나 숙제해오거나 등등 칭찬 받을 일을 하면 교실뒤에 이름적힌곳에 스티커를 한장~5장까지 붙여줬다
난항상 1장이거나 안붙여주거나 둘중하나였다
둘이 같이 일했어도 그친구는 5개 난1개였다
난어렸을적엔 내가 잘못하고 서툴러서라고 생각했었다(지금 알게된건 나를 싫어했다는 정도)
난 선생님께 잘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미친듯이 스티커를모았다
한번은 오후다섯시에 청소하고 스티커받고 집에가려는데 선생님이 나를교무실로 부르더라
가보니까 여선생 셋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나에게 만두 심부름을 시킨적이있다
당시 오후5시면 부모님도 걱정하실 시간이고 나도 괜히 가슴이 불안하고 두근거려 집에 가고 싶었는데, 스티커 생각과 잘 보여야 한단 생각에 2천원받고 만두를 사러 뛰어갔다
만두가게는 육교 건너편에 있었고 숨이 턱끝까지 차서 만두를 사온 나를기다리는건
퇴근해 버려서 빈 담임의자와 사온 만두를 의아하게 받아주는 당직 남자선생님 뿐이었다
물론 스티커는 없었고 노을진하늘을 보며 집으로 뛰쳐갔는데 집앞에 엄마가 나와서 두리번 거리고 있더라 엄마가 날안아들고 막 볼에 뽀뽀해주던 기억이 있다.
집으로 들어가니 집에는 술에취해 엄마와 나에게 접이식 밥상을 집어던지는 아빠가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모인 스티커 순위별로
각 반마다 3등까지 문화상품권과 상장을 수여하는 날이 왔었다
나는 지금도 가끔 이날을 생각하면 서럽고 목이 메일때가 있는데
시상식은 월요일이었고 내가 마지막으로 스티커를 확인한건 바로 그전주 금요일인데 난 확실한3등 확정이었다
1등친구는 한 다섯줄가량
2등 네줄가량
난 악착같이 한개씩모아서 3줄정도였고
4등은 한줄이 약간넘는 수준이었다
주말이 지나고 엄마는 내가 상받는걸 보려고 옛날에산 아껴둔 옷까지 꺼내입고 학교에 오셨는데
당연히 우리반 3위까지 부를때 내가 있어야 했는데 그자리에 반 여학생이 대신 들어가 있더라
이미 상장까지 그친구이름으로 박혀있었고
엄마는 내차례 언제오나 영문도모른체 학부모들 틈에서 보고계시고ㅎㅎ
시상끝나고 반별로 줄지어서 들어가는데 중앙계단에 엄마가 두손모으고 날 찾고계시더라
그때 뭔가 울컥해서 나는 갑자기 울음이나와서 엄마한테 나3등맞다고 분명하다고 서럽게우는데 담임이 말했다
얘문방구에서 스티커사서 몰래붙인거같다고 어린마음에 그럴수있다고 하더라
그리고 우리엄마한테 중앙계단은 신발갈아신어야 된다고 어린아이들이 매일 청소하고있다고 하고는 들어가더라
그순간까지 엄마는 담임에게 두손모으고 어색하게 미소지으며 깍듯하게 계셨다
당시 담임나이가 29살 엄마보다 한참어릴때였는데..
그외에도 가난했던 우리집 반지하빌라 창밖에 지날때 친구들한테 여기가 우리집이라고 하며 지나간것,
어버이날 카네이션만들때 내껏만 안봐줘서 엉터리로 만들어갔던 기억 등등 많지만 제일강했던기억 썰한번풀어봤다
지금생각해보면 내 어디가 그렇게 밉고싫었는지
그리고 내가3등 맞다고 지금이라도 엄마한테 얘기해달라고 말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