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다니다가 강제 개종한 썰
25살 학식충 게이다
소규모 교회 다녔는데 교회 끊은지 1년 다 되어간다
그 계기가 시발 바로 이 썰때문임
토요일밤마다 교회에 죽치고 앉아서
애들이랑 노가리 까는 재미에 살았었는데
내가 장난친다고 자주 랩하듯 말했음. 절대 잘하는 건 아님
애들도 막 웃고 좋아했는데
우리 목사님이 좀 연세가 되신 분이었는데 좀
호전적이라고 해야하나? 입도 좀 걸걸하신데다
진취적이고 좀 상남자 + 젊은 기운을 존나 좋아하셨음
근데 어느 날 애들이랑 노가리 까고 랩하듯 장난치고 있는데 불쑥 오시더니
나보고 랩을 잘한대;
(사실 랩도 자주 한 것도 아니고 ㄹㅇ 장난식이었음;; 나 24살이었는데 부끄러운거 다 구별가능한 정상인이다)
그래서 걍 아 네네... 하고 넘길랬는데
이건 꼭 해야된다면서, 주일날 랩으로 찬송가 부르라면서 진지빰
진짜 극구 거절했는데, 존나 능구렁이처럼 계속 하라고 하고
왠지 안하면 불이익 있을 것처럼 말을 해가지고
걍 위기모면식으로 한다고 했다...
막연한 생각으로는 1,2주 아닥하고 있으면 그냥 넘어갈 줄 알았었음
근데 시발 집에 가서 자고 일어났는데
"가사는 기도하듯 써오세요" 이 지랄하면서 문자보내놨더라 시발;;
그래서 다시 완곡히 안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존나 능구렁이처럼 꼭 해야된다고 손잡고 눈 마주치면서 얘기하는데 나는 사탄을 보았다 씨발
그래서 딱 2주 후에 하기로 했음
그냥 내가 사실 랩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힙합의 ㅎ도 몰라서
인터넷에서 아무 비트 적당한거 다운받아서 한번 흥얼거려보고
ㄹㅇ 기도하는 가사 써서 준비했다
전략도 있었음
말 빨리하는 건 도저히 부끄러워서 못할 것 같아서
걍 외국인이 한국말하듯 한음절씩 끊어서 말하는 파트를 많이 만듦
(Ex: 사, 뢍, 해, 요, 김, 취~ <- 이런 느낌)
함 해보니까 씨발
찬송가는 가사 존나 적은데
이건 랩이니까 가사가 존나 많이 필요함
그래서 했던 말 또하고 또하고 시전...
가사 요약하면 걍, 나 죄 지었네 회개합니다 예수 믿자 이런 내용이었다
나름대로 존나 준비해서...
리허설도 혼자 존나 함 ㅋㅋ
당일날 돼서 내 차례때 앞에 나갔는데
시발 ㅋㅋ
인도자(사회보는 사람)가 랩한다고 소개하니까
교회가 시발 ㅋㅋㅋ 열광의 도가니가
특히 애새끼들 존나 웃고
아줌마들 박수 존나 침
딱 시작했다
비트는 울리고 리듬 타는 척하면서
준비한대로 침착하게 시작했음
한 일분?? 잘 하다가 솔직히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잘 안남... 당황해가지고.
근데
중간에 갑자기 일이 터졌다...
니네 기도할때 문장 중간중간마다 '아멘' '아멘' 해대는 거 아냐??
교회 한두번이라도 가본 게이들은 알거임
근데 씨발 이거를 나 랩하는데 마디마디 끝날때마다
아멘 아멘 거리는거야 시발 ㅠㅠ
처음엔 좀 참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아직도 기억나는게
그 아까 위에서 말한 외국인처럼 끊어말하는 파트에서
'하, (아~멘) 나, 님', 아멘!
'내, 게', 아멘~
'그, 늘,(아멘!) 이' 아멘
'되, 시, 니' 아~멘~
여기 끊어서 말하는데 존나 아줌매미들 타이밍 못잡고
아멘 세례가 존나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못 참고 웃음 터졌다 ㅠㅠ
그 짧은 순간에 내가 뭘하고 있는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더라
그렇게 웃고 나니까 뒷가사도 기억 안나고
비트는 흘러가고 멀뚱이 서있으니까
그나마 다행히 인도자님이
박수 쳐달라고 그래서 웃음 섞인 박수 받고...
기도합시다,,, 이러심...
그다음 잘 기억 안난다ㅠㅠ
충격이어서 그런건지...
원랜 예배 끝나고 밥 먹고 오는데 그냥 집에 와서
우울한 기분으로 하루종일 있었음
그리고 그 다음주부터 교회 안 나갔다
내가 뭘 한건지 ㅋㅋ
교회애들 말 다 씹고
연락와도 안 받음 몇주 지나니까 연락도 잘 안오고
폰 바꾼 후론 완전 해방됨
진짜 씹극혐 괴로운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