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친만나게된 썰 3
뭐, 그뒤로는 일반적인 술자리였다.
마시고 또 마시고 계속 마시고~ 그녀는 술이 익숙하지 않은지 매화수를
선택하고도 많이 꺾어마셨다. 하지만 그것도 초반 뿐이였고, 오꾸닭에서
닭 한마리를 아작내고 2차를 간 우리 4인은 취기가 오를대로 오른 체로
술게임을 시작했다.
" 술이들어간다! 쭉쭉쭉 쭉쭉! 쭉쭉쭉 쭉쭉! "
" 아 시발ㅋㅋㅋㅋ좆됨 "
어차피 쌍으로 노는 두 년놈들이야 알아서 지들끼리 물고빨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난 그녀만을 보살피게 되었다. 흑기사를 몇번이고
해줬지만 그녀는 정말 술이 약한지 먹으면 먹을 수록 게임에서 실수를
연발 했고 결국 내가 500cc잔에 매화수를 한가득 체워 마신 뒤
졌다고 선언하고 게임을 포기했다.
" 심심하잖슴~! "
" 에헤헤, 오빠아아~ "
두 년놈들은 거의 만취여서 더이상 술이 들어갈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만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했다. 그때였다.
" ?! "
갑자기 우당탕 소리가나서 고개를 돌리니 혼자서 일어나려고 하던 그녀가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있었다. 깜짝놀라 달려가 그녀를 부축하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촛점이 흐릿한 눈동자에 술때문에 빨갛게 상기된
입술과 피부가 눈앞에 보였다. 얕고 빠른 숨소리에 맞게 옆구리에 닿는
그 감촉은..클럽에서 부비부비따위를 하다 만나는 그런 것과는 차원을 달리했다.
" 아..미아네여. "
" 아니다. 많이마셨나보네? "
" 이래서 수른 시러여... "
혀가 꼬여서 말도 이상했고 인상을쓰며 중심을 잡기위해 노력하는 그녀는
꽤나 귀여운 모습이였고 나는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리갈 수 밖에 없었다.
어찌어찌 소주방을 나와서 길거리까지는 왔는데 도통 제대로 걷질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선심 쓰는척 업어주기로 했다.
" 업혀 "
" 아니에여.. "
" 괜찮아, 얼릉 집에가서 쉬고 싶어서 그래 "
시덥잖은 변명꺼리지만 계속 휘청거려서 힘들었던듯, 그녀는 내 등에 몸을
기대어 왔다. 등을 한가득 체우는 말랑말랑한 감촉과 함께 다시 느껴지는
얕고 빠른 숨소리에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었지만 걷으로는 매너남
흉내를 내느니라 죽는줄 알았다.
한참을 걸어가고 있는데..멀리서 서로 기대어 휘청휘청 걸어가던
동생여친이 나를 휙 돌아보더니 토끼눈이 되서 내쪽으로 걸어왔다.
마찬가지로 술에 취해서 초점이 애매했던 동생여친은 내주위를 한번 빙글
돌더니 돌아보더니 음흉한 눈빛을 보내며 갑자기 귓가에 속삭였다.
" 얘 남친있어ㅋㅋ "
" .....!! "
시발..시발?..시발!!!!ㅋㅋㅋㅋㅋ순간 등에 업고 있는 그녀가 어찌나
무겁게 느껴지던지, 죽는 줄 알았다. 피식피식 웃으면서 다시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차라리 안들었으면 좋았을꺼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등에 기대고 있던 그녀에게 움직임이 느껴졌다.
" 오빠 나 무겁져? "
" 아, 괜찮아. 넘어져서 병원가는게 더 귀찮기도 하고 "
" 언니가 뭐라고 하고 갔어여 ? "
" 너 남친 있다고 "
" 아..그미친자식 "
" 왜? "
" 그런게 있어여, 그자식이랑은 헤어질꺼에여 "
순진하게 생긴 얼굴로 어장관리 하나? 이 생각이 들었다. 순간 뇌가
식었기 때문에 아직 차가운 밤공기도 느껴지고 술이 확 깨버렸다.
나는 웃으며 그렇구나~ 라며 이야기를 흘리고는
어서 동생집에 도착하기만을 바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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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까 여기 부분 만취해서 먼개소리를 했는지 잘 기억 안난다..걍 대충 저딴이야기
주고 받았었음..ㅇㅇ 어찌됬든 뭐때문인지 걍 겁나 어장인가? 이 삘이 왔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