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간호사인 지인이 해준 이야기 썰
밑에 '아는 형 다리 잘린 썰' 보다가 생각나서 적어본다.
지인 중에 정형외과 간호사인 분이 있는데 (물론 여자) 거기서 일하다가 겪은 경험담을 몇가지 들은 적이 있다.
1. 엄지손가락이 잘렸고 접합이 불가능할 정도로 못쓰게 되었을 때.
엄지손가락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이 경우 엄지 발가락을 대신 희생한다고 함.
즉, 생생한 엄지발가락을 잘라내서, 떨어진 엄지손가락 부위에 이식함. 모양새는 조금 이상할 수 있어도 기능은 해낸다고 함.
2. 손가락의 일부가 잘렸는데 절단면이 몹시 너덜너덜 해져서 수술이 매우 어려울 때.
환자는 마취 상태이고 사태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정형외과에서는 이것이 일상이기 때문에, 의사와 간호사의 대화는 뜻밖에 산뜻하다고 함.
(의사가 열심히 기워붙인 손가락을 간호사가 조심스럽게 드레싱 하려는 순간 떨어져 나가버리는 상황.)
간호사 : 어머. 떨어졌네.
의사 : 아이고. 할 수 없지.
(끝)
- 누군가에겐 다시 재생할 수 없는 소중한 신체의 일부지만, 최선을 다해도 할 수 없는건지 최선을 다하지 않은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 상황에서 간호사가 미친듯이 죄책감을 느끼거나 의사가 미친듯이 화를 내지 않았다고 해서, 그게 최선을 다했는지 여부의 지표가 될 순 없겠지.
아무튼 환자가 깨어나면, 절단부위를 살릴 수 없었노라고 브리핑하고 상황은 종료 된다. 그리고 환자는 장애인 복지카드 발급 받으러 가게 되겠지.
3. 다리가 절단된 환자가 응급후송 되었을 때.
일하다가 보니 복도가 웅성웅성 시끄럽더란다. 그래서 복도쪽을 보니 한쪽 다리가 절단되어 없고 피칠갑인 환자가 실려왔고,
그 뒤를 이어, 구급대원이 수레(!)에 커다란 다리한짝을 싣고 달려오고 있었다 한다.
사람다리가 허벅지 위에서부터 잘려있는 건데, 환자가 그리 크지 않은 보통 아저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리만 따로 떼어놓고 보니 엄청나게 크게 느껴졌다고 함.
그 환자의 수술이 잘 되었는지 여부는 듣지 못했음.
직접 들었을 때는 박진감 넘쳤는데, 전달력 ㅅ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