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초등학생과의 사랑 이야기.ssul(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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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초등학생과의 사랑 이야기.ssul(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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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아이가 좋습니다.



보기만 해도 사람을 설레이게 하는 이 아이의 눈웃음이 좋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이 아이의 어른스러움이 좋습니다.



때론 짖궂은 장난도 치고, 어른한테 예의 없게 대할때도 있지만,



또 때로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이 아이가 좋습니다.



늘 나를 미소짓게 해주는 이 아이가 좋습니다.



지금 내 앞에 앉아있는 이 아이를.. 아니.



설다운을... 사랑합니다





우리가 타고 있는 관람차는 어느덧 가장 꼭대기 지점까지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약간 쌀쌀한 저녁 바람에 다운이의 머릿결이 하늘하늘 흔들렸습니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눈을 떼지 못하는 다운이...



저는 내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두었던 그 한마디를 말하기 위해 그 아이의 이름을 어렵게 어렵게 불렀습니다.



"다운아..." 





머리는 안된다고, 말하면 안된다고, 절대 말하지 말라고 수백번 수천번 저를 만류하고 애원했지만..




제 입술은 제 머리가 아닌 심장이 시키는 대로 내뱉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제 부름에 제 쪽을 쳐다보는 다운이..




"네?"




금방이라도 터져버릴것 같이 쿵쾅 거리는 심장소리...



바싹바싹 타 들어가는 입술과 심장..



흥건히 맺힌 땀방울..



'괜히 불렀나'




'아냐 말해야 돼 말할 수 있어'




'너의 한마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고 있는거야?'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어 말해'






머리와 마음이 끊임없이 부딪히며 오만가지의 생각들이 교차되었지만





저는 입술을 떼고야 말았습니다.





"있잖아.. 선.. 선생님은 전부터 다운이..."





그때.





갑자기 울리는 다운이의 벨소리..





뜬금없는 그 벨소리에 목구멍까지 차오르던 그 말이 사그라 들었습니다.

 




아...



얼마나 용기를 쥐어짜서 말을 꺼낸건데..



하늘은 너무도 무심하게 제 용기에 찬물을 끼얹으셨습니다.




저를 쳐다보던 다운이는 벨소리가 울리는 주머니 속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발신자를 확인하고도 전화를 받지 않고 망설이는 다운이..




아까 관람차 타기 전 문자를 확인할때도 이상했던 다운이 표정..




"뭐해 다운아 안받어?"




관람차 안은 다운이 핸드폰 벨소리로 가득 울렸지만




다운이는 받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핸드폰을 손에 꽉 쥐고 전화가 끊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이..




"모야, 도대체 누구한테 온건데 전화를 안 받는..."




통화건 사람이 누군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운이쪽으로 몸을 기우는 순간




다운이는 급하게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뭘.. 뭘 봐요!"




"왜 안 받냐구 전화"




"안.. 안 받아도 되는 전화니깐!"




"설.다.운.. --"



"...왜요?"



"너... 지금 되게 수상해"



"뭐.. 뭐가 수상해요!"



"설마 남자친구?"



"엥? 뭔 소리예요! 저 남자친구 없거든요!"



"에이~ 당황하는게 남자친구 맞는거 같은데?"



"아니라구요!!!"



"맞지? 맞지?"



"아니라구요!! 이 아저씨야!! 



퍽!!!!!!!!!



화를 못 이긴 다운이는 그만 제 정강이를 걷어 차버렸습니다.



"아오 아퍼 죽겠네!!!!!!!! 얌마 아니면 아닌거지 그렇다고 선생님을 걷어차냐?"



"자꾸 아니라고 하는데 선생님이 계속 안 믿자나요!!!"



"아오 아퍼.. 야 이거 못 걸을꺼 같애.. 아이악"



"흥! 엄살부리지 마요! 별로 쎄게 차지도 않았구만.."



"얌마! 엄살이라니.. 진짜 아퍼! 이게 진짜 툭하면 선생님 때리고 있어!"



"선생님이 맞을 행동을 했잖아요! 자꾸 아니라고 하는데도 안 믿고!"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계속 아파하는 제가 걱정되는지 제 눈치를 살피는 다운이.



저는 그런 다운이가 귀여워 더 능글맞게 엄살을 부렸습니다.



그렇게 다운이와 티격태격 하는사이 어느새 관람차는 땅에 도착해 있더라구요



결국은 관람차 안에서의 둘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습니다.



괜한 한숨이 푹푹 나오더군요..



"못.. 못 걷겠어요?"



다운이는 제가 허탈한 표정으로 한숨을 자꾸 내쉬는 걸 보고



정말 아파서 그런가 해서 걱정하는 눈빛으로 물어보는 겁니다.



"그래! 못 걷겠다 이것아! 어떻게 할꺼냐! 선생님 다리 뿐질러놓고"



갑자기 제쪽으로 등을 보이며 숙이는 다운이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한번 엎.. 엎어 볼께요.  엎혀봐요."



순간 저를 업겠다며 제쪽으로 허리를 숙이는 다운이의 모습에 저는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푸.. 푸하하하하하하하ㅋㅋㅋㅋ!!!!!!!!!!!!!!!!!! 아 배야ㅋㅋㅋㅋㅋ



다리 아퍼 못 걷겠다는 선생님을 자기가 어부바 해주려는 다운이가 얼마나 귀여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놔 웃지말고 빨리 엎혀봐요!!! 나 이래뵈도 힘 쎄니깐"



"ㅋㅋㅋㅋㅋ앜ㅋㅋ 설다운양 왜케 웃기세요? 개그우먼이예요?ㅋㅋㅋㅋ아이고 배꼽이야ㅋㅋㅋㅋ"



"아놔 이 선생님이...진짜"



순간 저를 째려보는 다운이



저는 재빨리 기침을 하며 웃음을 급히 멈췄습니다.



"콜.. 콜록 콜록 에헴 에헴"



다운이는 다시 몸을 움크리며



"잔말말고 엎혀요 빨리"



정말로 저를 엎으려고 의지를 다지고 있는 다운이.



사실 그냥 괜찮다고 하고 두 발로 나갈까 했는데



장난끼가 발동한 저는 한번 다운이한테 엎혀보는것도 하나의 추억이 될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애써 웃음을 참으며 "에.. 에헴 그럼 좀 신세 좀 지마.." 하며



가느다란 다운이의 등에 엎혔습니다.



"악!!!!!!!!!!!!!!!!!"



아니나 다를까 제가 업히자 마자 비명을 지르는 다운이..



뭐 말할 것도 없이 당연히 업힘과 동시에 와르르 무너지며 주저앉겠지라는 생각했는데



"으악!!! 왜케 무거워 !!!!!!!!!!!!! 하면서도



기어코 자기 등에 자기보다 몇배는 더 무거울 저를 업으며 버티는겁니다.



순간 저도 놀랐지만 당사자인 지도 놀랐는지



"근.. 근데 나 지금 선생님 업고 있는거 맞.. 맞아요?"



"오... 이야~  설다운 진짜 장난 아닌데 어떻게 선생님을.."



"말.. 말!.. 말 시키지 마요!! 지금 무거워 돌아가실 지경이니깐"



그러곤 다운이는 정말로 저를 업고 힘겹게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겁니다.



낑낑거리는 다운이를 위해 당장이라도 내려와야 했지만..



저는 선뜻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습니다



25살이나 먹은 남자가 초등학교 6학년밖에 되지 않는 여자아이 등에 업혀 있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우습게 보일지 몰라도...



가느다란 다운이 등에서 느껴지는 다운이의 따뜻한 온기가...



다운이의 머릿결에서 풍겨나오는 특유의 샴푸 냄새가...



무엇보다 자기보다 두배이상 더 큰 선생님을 업고 가겠다고



낑낑 거리며 열심히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는 다운이의 모습이..



그순간 저를 너무나 행복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다운아 저~~기 벤치있지? 거기에 내려놔줘"



그렇게 다운이는 저를 업고 낑낑거리며 관람차 바로 근처에 있는 벤치까지 걸어갔습니다.



"으헤헤헤헥!! 아 이 돼지 선생님!!  완전 무거워 죽겠네!"



다운이는 저를 벤치에 거의 내팽겨치다시피 벤치에 내려놓더라구요



저는 제 옆에 쓰러지듯 털썩 앉아서 헥헥 거리는 다운이의 머리를 스다듬으며



"이야~ 우리 다운이 완전 여장사네! 여장사!"



"아 몰라요!! 이젠 더이상 못 업어요!! 그냥 굴러서 가요 굴러서"



"야 임마.. -0-"



다운이의 하얀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



"어지간히 힘들었구나.."



저는 조심히 정성스럽게 다운이 이마의 땀방울들을 하나하나 닦아주었습니다.



"아! 몰라요 완전 온몸이 땀범벅이예요 땀범벅! 아 더워.."



"오케이! 선생님이 시원한 아이스크림 사줄께 가자!"



그러곤 저는 벌떡 일어나 걸어갔습니다.



"어?"



제가 멀쩡하게 걷는 모습을 본 순간 벙찐 다운이..



"얼른 안 따라오면 선생님 혼자 사먹는다~~~"



"아 모야!! 꾀병이었어요? 아 증말!!!!!!!!!!!!!!!!!!!!!"



다운이는 빛의 속도로 뛰어와 제 등짝에 스파이크 한방을 난리더군요



선생님은 나쁜사람이다 선생님이 어떻게 그렇게 태연하게 거짓말 할 수 있느냐며 씩씩거리더니



아이스크림 가계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 받자마자 언제 그랬냐는듯이 할짝 할짝 거리며



아이스크림을 핥아 먹는 다운이





"다운아.. 이제 슬슬 그만 타고 집에 갈까?"



"에잇!!   무슨 소리예욧! 아직 탈께 산더미처럼 많은데!"



"아직도 더 탈게 있어?!! 너무 늦으면 부모님이 걱정..."



갑자기 다운이는 지 허리를 두들기며



"아이고~ 누구 꾀병 때문에 누구 업느라 허리가 쑤시네 쑤셔 누~구~ 때문에~~"



"야 너 지금 협박..



"그러니깐 더 탈꺼죠?"



".... 가자 가.."



그렇게 저는 다운이 손에 또다시 끌려다니며 롯데월드에서의 마지막 연장전에 돌입했습니다.



먼저 한없이 빙글빙글 도는 혜성특급을 탔습니다.



이리가서 쿵, 저리가서 쿵 다운이와 몇번을 박았는지 셀수도 없을 정도로 신나게 범버카도 탔습니다.



온갖 무지막지한 놀이기구는 아무렇지 않게 잘 타면서 정작 귀신에 귀 자만 들어도



겁을 먹고 껌딱지 마냥 제게 착 달라 붙은 다운이와 귀신의 집도 체험해 보았습니다.



또 스티커 사진기계에 들어가 다정하게 사진도 찍어보고,



그러다가 서로의 양볼을 꼬집은 채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또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로맨틱하게 나란히 회전목마도 탔습니다.



그렇게 다운이와 저는 막판스퍼트를 달리듯 롯데웓드 이곳 저곳을 쉬지 않고 돌아다녔습니다.



어느새 광장 시계를 보니 아홉시를 살짝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운이의 손을 잡고 "이제 마지막 하이라이트만 남았네"



다운이는 뭔소리냐는 듯이 "하~이라이트?"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홉시 이십분엔 롯데월드의 중앙 홀에서 레이져 쇼가 펼쳐집니다.



미리 롯데월드 홈페이지를 통해 레이져 쇼 시간대를 숙지하고 있었던 저는



다운이에게 잊지못할 광경을 보여주기 위해 중앙 홀로 향했죠.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모여있는 것을 보자 다운이도 뭔가 알꺼 같다는 듯이



"아! 아! 이거 그거~죠? 그 뭐지? 아! 레이저 막 막 빛나는 쇼!!"



"맞어~ 레이져쇼"



"오우~ 완전 기대~기대~><"



이윽고 모든 놀이기구의 조명이 꺼짐과 동시에



어둠 속에서 상공을 가로지르는 초록 붗빛을 시작으로



형형색색의 레이져들이 품어져 천장을 가득채우기 시작했습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장관에 넋이 나간 다운이는 입을 헤 벌리고 쳐다보더라구요



어찌나 귀엽던지 저는 손으로 다운이 입을 다물어주면서



"공주님 입 좀 닫고 보시죠? 파리 들어가겠습니다~"



"헤헤 너무 멋있어서 나도 모르게.."



쇼 마지막 부분에선 엄청난 양의 화려한 폭죽들이 터지면 레이저 쇼의 피날레를 장식하더라구요



그렇게 레이저 쇼가 끝나자 시간은 이미 9시 40분이 넘어갔습니다.



저녁을 적게 먹은 우린 배고픔에 서로 입에 츄러스 하나씩을 물었습니다.



"오늘 재밌었어?"



"넵! 완전! 짱!짱! 최고!!!"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는 미소..



"자 그럼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갈까?"



"히이... 아직 더 놀고 싶은데..



하루종일 신나게 놀았지만 여전히 다운이는 아쉬운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너무 늦게 들어가면 다운이네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꺼야.."



"뭐 이미.."



무언가 말을 하려던 다운이는 급하게 말을 멈췄습니다.



"응?"



"아.. 아니예요 그냥.."




저는 다운이를 향해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습니다.



"다음엔 꼭 다시 오자, 그땐 더 재밌고! 더 신나게!"



다운이는 그제사야 제 새끼 손가락에 자기 새끼 손가락을 걸며



"분명 약속했어요! 약속 안지키기만 해봐요!!"



그렇게.. 다운이와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롯데월드 데이트가 끝났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데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 속에서



운이 좋게 저희 앞에 앉아계시던 분들이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저희는 집까지 앉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하루종일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노느라 자리에 자리에 앉자마자



긴장이 풀리고 나른해지더라구요.



그런데 순간 제 어깨에 무언가 닿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느새 다운이가 제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겁니다



그러곤 다운이는 작은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리듯 말하는 겁니다.



"있잖아요..  나요... 오늘 절대 못 잊을꺼 같아요"



"...응?"



"나 오늘이 너무 행복해서 절대로 못 잊을꺼 같다구요"



저는 다운이에 말에 미소를 지어주었습니다.



그리곤 왼손으로 다운이의 볼을 만지작 거리며



"선생님도.. 선생님도 오늘은 절대 못 잊을꺼 같다^^"



어느새 제 어깨에 기대어 곤히 잠든 다운이..




녀석..  너도 나름 무리했던 거구나.... 힘들고 피곤하면서..



그리곤 저도 제 어깨에 기댄 다운이 머리에 제 머리를 기대었습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다운이의 왼손을 조심스럽게 잡아주었습니다.


 



뭐랄까...



그 순간 뭔가 간절해지더라구요...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바램..



그냥 이대로.. 쭉...



영원히 이대로... 다운이와 함께.. 멈췄으면...




하지만 바램과 달리 어느새 내릴 역에 도착한 지하철..



세상 모르고 잠든 다운이..



'휴.. 이젠 내 차례냐'



전 여전히 비몽사몽인 다운이를 등에 업고 내려습니다.




지친 다운이를 위해 집까지 가는 교통수단으로 택시를 선택했습니다.


등에 업은 다운이를 택시 뒷자리에 낑낑 거리며 태우는데


그걸 지켜보던 택시기사 아저씨께서


"어우 조카가 아주 그냥 졸려서 정신을 못차리네ㅋㅋ"


"네? 아.. 예.."





그렇습니다..


이게 우리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



절대로 연인으로 보여질 수 없는 우리...


혹시나 단 1퍼센트도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히 상상될 수 없는 우리..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축복받지 못하는



다운이와 나의 인연..



문득 그런 생각에 잠겨있던 저는 제 옆에서 드르렁 코를 골며 자는 다운이의 앞머리를



말없이 옆으로 정리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탄 택시는 어느새 다운이 집 아파트까지 도착해 있었습니다.



"다운아 설다운! 집에 다 왔다 정신차려! 어이!"



"흐..흐으.흐흐으으음~~~~~"



다운이는 눈도 제대로 못뜬채로 비몽사몽으로 택시에서 내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님 안녕히가세요" 라고 택시를 보내고 다운이를 쳐다보는데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딘가 하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던 다운이...



"모.. 모지? 나 분명 지하철에 앉아있었는데.. "


"아주 그냥 거의 실신하셨던데요? 그렇게 피곤했으면서 뭘 더 놀아 놀긴!"


"히히.."


다운이는 민망한지 눈웃음을 지으며 혀를 빼꼼 내밀었습니다.


그러곤 자연스럽게 제게 팔짱을 끼우는 다운이


뭔가 연인이 된 느낌.



"으아암~~~ 와 진짜 깜깜하다.. 지금 몇시예요?"



"몰라 선생님 핸폰 꺼져있어서.. 아까 대충 택시안에서 본게 11시 좀 넘었던 거 같은데.."





그렇게 다운이와 함께 걸어오는데 다운이 집앞이 눈 앞에 보일 쯤



"설다운!!!!!!!!!!!!!!!!!!!!!!!!!!!!!!!!!!!!!!!"



어디선가 들려오는 누군가의 고함소리



그리고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바로 다운이의 어머니와 다운이 오빠인 설태현이였습니다.



"안.. 안녕하세요"



저는 황급히 어머니를 보고 인사했지만 어머니는 본척 만척 하며


"야 이것아! 너 지금 몇시야!!! 이시간까지 어딜 싸돌아다니는거야!!!!!!!!!!!!"



동네방네 떠나갈듯이 고함치시며 다운이를 혼내시는 어머니..



"문자도 답장 안하고 전화도 안받고 끊어버리고!!! 도대체 뭐하다 온거야!!!!!!!!!"



어...?


갑자기 머릿속에서 비디오 테잎이 감기듯... 되돌아가는 기억들..



놀이공원에서 다운이가 핸드폰을 보며 했던 수상한 행동들..



문자가 와도 답장을 안하고 전화가 와도 전화를 받지 않았던 다운이..



어머니 호통에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는 다운이....



다운아 왜 전화 안 받은거야... 왜...



"여자애가 겁도 없냐 너는 지금 몇시야!!! 몇시냐고!!! 이 망할것아!!!!"



설마..



"엄마가 얼마나 걱정한 줄 알어?!!!!! 어?!!!!!!!



너.. 내가 알면 급하게 돌아올까봐.. 그래서.. 숨기고...



그렇게라도...조금이라도 더 선생님과 있기 위해서...



그런거니..?



"너 대답안해?!!!!!!"



어머니는 손으로 다운이의 등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보다못한 저는 어머니를 말리며 "어.. 어머니 잠깐 진정하세요 제가 다.."



"내가 왜 선생님의 어머니죠!!!!!!!!!!!!!!!!"


"...네?"



"왜 선생님 핸드폰은 꺼져있었죠!! 도대체 다운이랑 어딜 갔다오신거죠!"



그제서야 뭐가 문제였는지 알게되었습니다..



"엄마 왜 선생님한테 그래!! 선생님 아무 잘못도 없어 선생님한테 그르지마!!!"



배터리가 없어 꺼져버린 내 핸드폰..



"이게 뭘 잘했다고 엄마한테 대들어!!!!!!!!!! 어!!!!!!!!




순간 다운이 어머니가 왜 이렇게까지 분노하실수 밖에 없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원래는 집에서 과외수업이 한참이어야 할 나랑 다운이가 집에 없었다..


어딜갔는지, 누구랑 있는지, 다운이는 답장도 없고 전화도 안받는다..


그리고 다운이와 유일하게 같이있는 내 전화기는 꺼져있었다...


다운이 어머니는 오해하고 계셨다.


아니 다운이 어머니는 오해할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잘못한 게 없다.


어떤 부모든 그 상황이라면 그렇게 오해할 것이다.


잘못은...


어머니를 그렇게 오해할 수 밖에 없게 만든 내게 있다...
 



하지만 오해를 풀어야 한다.


"어.. 어머니!! 어머니께서 충분히 오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운이와 함께 있으면서 유일한 연락수단이 꺼진 것에 대해 어떠한 자각도 없었던 제 잘못입니다!


제가 어머니를 오해할 수 밖에 만든 겁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차근차근 설명 드리겠습니다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아뇨!! 그만!! 괜찮습니다 더이상 선생님과 어떠한 애기도 하고 싶지 않아요 그만 돌아가주세요"


그렇게 다운이 어머니와 태현이는 울고불고 난리치는 다운이를 끌고 집으로 올라가셨습니다


다운이는 울며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수없이 저를 쳐다보며 저를 불렀지만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냥 다운이가 끌려 들어가는 걸 지켜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


왜 갑자기 이렇게 된거니...


뭐가 이렇게 갑자기 틀어져 버리는거니...


좀 전까지 너무 행복했는데... 너무 행복했는데....




저는 저희 집까지 허겁지겁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제 핸드폰에 충전기를 꼽고 핸드폰이 켜지기 만을 기다렸습니다.


5분 뒤.. 핸드폰은 켜지자 마자


수없는 알람 소리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다운이 어머니에게 온 수많은 문자들...



저는 다운이 어머니께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통화음만 울릴뿐 전화를 받지 않으셨습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전화를 걸었지만 어머니는 전화를 받지 않으셨습니다.



다운이에게도 전화를 걸었 보았습니다.



하지만 꺼져있는 다운이의 핸드폰..



저는 어머니께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무슨일이 있었는지, 왜 전화를 못 받았는지..



자초지종을 자세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다운이 어머니는 어떠한 답장도 보내지 않으셨습니다.



힘없이 쇼파위로 누웠습니다.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웅~ 소리와 함께 온 문자 한통...



다운이 어머니께서 보낸 문자였습니다.



저는 벌떡 일어나 급하게 핸드폰을 열어 확인하였습니다.





문자를 확인한 순간...



저는 한동안 멍하니 그 문자를 쳐다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믿기 싫은...



설마했던...



우려했던....






"저희애 과외 그만 두겠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달 사례비는 내일 오전중으로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론 더이상 다운이와 연락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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