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깐 괴담같아서 푸는 썰 -2
익명_MTEyLj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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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5 11:02
출처http://m.dcinside.com/view.php?id=fantasy_new&no=2717503 문간 앞에 서서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진짜 5초 정도 가만히 있었어.
거실 한가운데에 두 명이 앉아 있었어.
누나의 어머니로 보이는 60대 초중반의 할머니랑,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랑 나란히 소파 앞 바닥에 앉아 있더라고.
그 두 사람이 동시에 나를 쳐다봤어. 나는 누군지도 모르고 이 상황이 당황스러우니까 눈짓으로 누나에게 물었지.
그러니까 누나가 말하는 거야.
'엄마, 나 학원 동생이랑 밥 먹으려고 데려왔어. 너도 인사해. 한이야, 우리 엄마랑 내 남동생이야.'
난 진짜로 '아, 아, 안녕하세요.' 라고 했다.
말이 안 떨어져서, 소설에서 아아 거리는 걸 진짜로 했지.
남동생이란 사람은 날 잠시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정면으로 돌렸어.
그리고 누나의 엄마란 분은 내게 고개를 아주 천천히 두어 번 끄덕여 보이시더니 아들을 따라 정면으로 고개를 돌리더라.
누나가 나한테 말했어. 신발 벗고 들어오라고.
그 말에 따라서 신발을 벗고 거실로 올라섰어. 누나가 자기 방을 가리키며 들어가 있으라고 하더라고.
거실을 지나치면 벽과 붙은 작은 주방이 있고, 정면에 화장실이 있고, 그 오른쪽이 누나의 방이었어.
그리로 향하는 도중에 내 등골에 소름이 확 끼치는 거야.
지금도 그 감각을 잊을 수가 없는데...
거실엔 텔레비전이 없었어.
근데 누나의 엄마와 남동생이란 사람은, 거실 소파 앞 바닥에 앉아서 멀거니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던 거야.
대체 왜 저러고 있을까.
어쩐지 처음 집에 들어왔을 때도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아서 뭔가 이상한 느낌은 있었는데.
나란히 앉아서 대화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냥 멍하니 정면만 보고 있는 거 자체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더라.
뭔가 기분이 굉장히 불쾌한 상태에서 누나 방에 들어갔어.
누나 방의 첫인상은 그냥 지저분했어. 뒷쪽은 붙박이장이고 옆은 침대 없이 바닥 위에 깐 이부자리.
이부자리에 누웠을 때 발이 가는 쪽, 창문이 있는 쪽으로 책상이 있는데.
책상 위에는 마네킹 머리가 3개 있었어. 미용연습할 때 쓰는 그런 거 있잖아.
3개중 하나는 완전히 대머리였고,
나머지 2개는 미용 문외한인 내가 봐도 들쑥날쑥한 머리를 하고 있었어.
조금 이따 누나가 커피를 가지고 들어왔어.
나보고 커피 한 잔 하라면서 주는데, 컵이 더러웠어. 끝에 뭔가 고추가루 자국 같은 것도 묻어 있었고.
난 덜 더러운 쪽으로 입을 대고 마시면서, 생각했어.
빨리 이 집에서 나가야겠다고.
밥 먹고 싶은 마음은 진작에 사라졌어. 난 그때 18살이었고, 뭔가 결정장애가 심할 때였어.
위험을 느낀 순간에도 이러면 안 된다고, 이 누나랑 가족들이 나 때문에 뭔가 상처를 받으면 안 된다고.
나한테 밥해주려고 날 불렀는데 내가 기분 나쁘다고 이럴 게 아니라고.
순 병신 같은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거지.
방에 멀거니 앉아서 기다리고 있고,
누나는 주방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뭘 만드는데 좀 있다 보니 대화소리가 들리는 거야.
"엄마, 밥 없어."
"어, 없어."
"학원 동생 밥 해주기로 했는데."
"없는데..."
"XX야(남동생 이름), 밥이 없는데."
"없더라."
"어떡해?"
"그러게..."
"어쩌지?"
"어쩌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이런 식이었어.
조금 이따 누나가 방에 들어오더니 나한테 말하는 거야.
미안한데 밥이 없다고. 라면이라도 먹으면 안되겠냐고.
난 이 집에 들어온 뒤부터 계속 이상한 기분에 휩싸여 있었고 빨리 탈출하고 싶었기 때문에
덮어놓고 상관없다고 했어. 아니 오히려 라면을 좋아한다고 했어.
그러니까 갑자기 누나가 엄청 어색한 웃음을 빼물고는 말하는 거야.
"라면 사게 돈 좀..."
그 순간 돈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 기분이 좆같아졌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팔다리 살갗이 전부 뒤집어지는 거 같았다고.
개씨발이었어. 글쓰는 지금도 개씨발 좆같아. 가끔 꿈에도 나온다고 저 누나 얼굴이.
주머니 뒤적여 보니까 3000원인가 있었어. 그거 누나 다 줬지.
누나는 자기가 가지 않고 자기 동생을 시키더라. 라면 사오라고.
남동생이 3000원 받아가지고 라면 사러 나가고,
나는 멀거니 앉아 있었어. 아 개시발, 지금 그냥 나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난 진짜 어리고 깡도 없었다. 들어오지도 말았으면 될 걸 가지고.
근데.
싹둑.
이런 병신 같은 의성어를 삽입한 걸 이해해.
진짜 내 귀에 저런 소리가 들렸단 말이야.
한참 생각에 빠져 있는데, 이 집에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들린 거야.
식겁해서 뒤를 돌아보니까, 누나가 왼손에 커다란 막대 자, 오른손에 가위를 들고 웃고 있었다.
가위 끝에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걸려 있더라. 당연히 그건 내 머리카락이었다.
아 존나 개같이 기네.
담배 하나만 피우고 마무리할게. 마무리는 짧다.
거실 한가운데에 두 명이 앉아 있었어.
누나의 어머니로 보이는 60대 초중반의 할머니랑,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랑 나란히 소파 앞 바닥에 앉아 있더라고.
그 두 사람이 동시에 나를 쳐다봤어. 나는 누군지도 모르고 이 상황이 당황스러우니까 눈짓으로 누나에게 물었지.
그러니까 누나가 말하는 거야.
'엄마, 나 학원 동생이랑 밥 먹으려고 데려왔어. 너도 인사해. 한이야, 우리 엄마랑 내 남동생이야.'
난 진짜로 '아, 아, 안녕하세요.' 라고 했다.
말이 안 떨어져서, 소설에서 아아 거리는 걸 진짜로 했지.
남동생이란 사람은 날 잠시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정면으로 돌렸어.
그리고 누나의 엄마란 분은 내게 고개를 아주 천천히 두어 번 끄덕여 보이시더니 아들을 따라 정면으로 고개를 돌리더라.
누나가 나한테 말했어. 신발 벗고 들어오라고.
그 말에 따라서 신발을 벗고 거실로 올라섰어. 누나가 자기 방을 가리키며 들어가 있으라고 하더라고.
거실을 지나치면 벽과 붙은 작은 주방이 있고, 정면에 화장실이 있고, 그 오른쪽이 누나의 방이었어.
그리로 향하는 도중에 내 등골에 소름이 확 끼치는 거야.
지금도 그 감각을 잊을 수가 없는데...
거실엔 텔레비전이 없었어.
근데 누나의 엄마와 남동생이란 사람은, 거실 소파 앞 바닥에 앉아서 멀거니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던 거야.
대체 왜 저러고 있을까.
어쩐지 처음 집에 들어왔을 때도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아서 뭔가 이상한 느낌은 있었는데.
나란히 앉아서 대화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냥 멍하니 정면만 보고 있는 거 자체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더라.
뭔가 기분이 굉장히 불쾌한 상태에서 누나 방에 들어갔어.
누나 방의 첫인상은 그냥 지저분했어. 뒷쪽은 붙박이장이고 옆은 침대 없이 바닥 위에 깐 이부자리.
이부자리에 누웠을 때 발이 가는 쪽, 창문이 있는 쪽으로 책상이 있는데.
책상 위에는 마네킹 머리가 3개 있었어. 미용연습할 때 쓰는 그런 거 있잖아.
3개중 하나는 완전히 대머리였고,
나머지 2개는 미용 문외한인 내가 봐도 들쑥날쑥한 머리를 하고 있었어.
조금 이따 누나가 커피를 가지고 들어왔어.
나보고 커피 한 잔 하라면서 주는데, 컵이 더러웠어. 끝에 뭔가 고추가루 자국 같은 것도 묻어 있었고.
난 덜 더러운 쪽으로 입을 대고 마시면서, 생각했어.
빨리 이 집에서 나가야겠다고.
밥 먹고 싶은 마음은 진작에 사라졌어. 난 그때 18살이었고, 뭔가 결정장애가 심할 때였어.
위험을 느낀 순간에도 이러면 안 된다고, 이 누나랑 가족들이 나 때문에 뭔가 상처를 받으면 안 된다고.
나한테 밥해주려고 날 불렀는데 내가 기분 나쁘다고 이럴 게 아니라고.
순 병신 같은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거지.
방에 멀거니 앉아서 기다리고 있고,
누나는 주방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뭘 만드는데 좀 있다 보니 대화소리가 들리는 거야.
"엄마, 밥 없어."
"어, 없어."
"학원 동생 밥 해주기로 했는데."
"없는데..."
"XX야(남동생 이름), 밥이 없는데."
"없더라."
"어떡해?"
"그러게..."
"어쩌지?"
"어쩌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이런 식이었어.
조금 이따 누나가 방에 들어오더니 나한테 말하는 거야.
미안한데 밥이 없다고. 라면이라도 먹으면 안되겠냐고.
난 이 집에 들어온 뒤부터 계속 이상한 기분에 휩싸여 있었고 빨리 탈출하고 싶었기 때문에
덮어놓고 상관없다고 했어. 아니 오히려 라면을 좋아한다고 했어.
그러니까 갑자기 누나가 엄청 어색한 웃음을 빼물고는 말하는 거야.
"라면 사게 돈 좀..."
그 순간 돈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 기분이 좆같아졌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팔다리 살갗이 전부 뒤집어지는 거 같았다고.
개씨발이었어. 글쓰는 지금도 개씨발 좆같아. 가끔 꿈에도 나온다고 저 누나 얼굴이.
주머니 뒤적여 보니까 3000원인가 있었어. 그거 누나 다 줬지.
누나는 자기가 가지 않고 자기 동생을 시키더라. 라면 사오라고.
남동생이 3000원 받아가지고 라면 사러 나가고,
나는 멀거니 앉아 있었어. 아 개시발, 지금 그냥 나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난 진짜 어리고 깡도 없었다. 들어오지도 말았으면 될 걸 가지고.
근데.
싹둑.
이런 병신 같은 의성어를 삽입한 걸 이해해.
진짜 내 귀에 저런 소리가 들렸단 말이야.
한참 생각에 빠져 있는데, 이 집에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들린 거야.
식겁해서 뒤를 돌아보니까, 누나가 왼손에 커다란 막대 자, 오른손에 가위를 들고 웃고 있었다.
가위 끝에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걸려 있더라. 당연히 그건 내 머리카락이었다.
아 존나 개같이 기네.
담배 하나만 피우고 마무리할게. 마무리는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