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깐 괴담 같아서 푸는 썰 -3(完)
익명_MTEyLj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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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5 11:02
출처http://m.dcinside.com/view.php?id=fantasy_new&no=2717559 내가 처음으로 벌컥 화를 냈어.
지금 뭐하시는 거냐고. 갑자기 뒷머리를 왜 자르냐고.
진짜로 화가 나기도 했지만 사실은 무서워서 그랬던 것 같다.
소리라도 버럭 지르지 않으면 뭔가 당할 거 같은 그런 본능적인 위협을 느꼈던 건지.
근데 누나가 그 즉시 눈알이 따로따로 돌기 시작하는 거야.
학원에서 학생들이랑 대화할 때 이야기에 열중하면 그랬듯이...
침을 튀겨가며 '그렇게까지 화를 내면 이 누나가 뭐가 돼! 너 생각해서 머리 좀 잘라주려고 하는 건데 왜 그렇게 화를 내!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그런 걸로 화를 내고 그래!'
이런 식이었어... 더 이상 다른 논리는 없었다.
막무가내로 내 머리를 자른 데에 대한 사과는 하나도 없이(이것도 사후 내가 회상하면서 깨달은 거고 그 당시엔 정신이 없었지만),
내가 뭐라고 했을까.
죄송하다고 했다.
진짜 그냥... 죄송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누나의 어깨 너머로 반쯤 열린 누나 방 문이 보이는데...
그 바로 앞에 라면을 사러 갔던 남동생이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나를 쳐다보고 있더라고.
대충 10센티미터 정도의 틈이었을 거야. 양쪽 눈 안쪽이 다 보였고 코와 입도 보였으니.
내가 처음 눈 마주친 다음엔 눈을 피했어. 근데 계속 보는 시선이 느껴지니까 다시 쳐다봤거든.
그러니까 남동생이 손에 든 검정 봉지를 들어보였어. 라면 사왔다고 말하는 것처럼.
내가 누나한테 말했지.
"누나, 저기, 라면 사오신 거 같아요.'
남동생을 뭐라고 호칭을 붙여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그냥 그렇게만 말했어.
누나가 남동생을 돌아보더니 씨익 웃었어.
왜 웃었을까? 난 지금도 모르겠다...
누나가 가위랑 자를 내려놓고 나가서 라면을 끓였고.
좀 이따 나보고 나오라고 했어 주방으로 나갔는데.
난 가방을 이미 어깨에 맸어. 나갈 생각으로 맸는데.
남동생이란 사람이 현관 앞에 그냥, 진짜로 현관 신발 놓는 곳에 그냥 서 있는 거야.
서서 나를 보고 있는 거야.
그런 와중에 누나란 인간은 나보고 라면을 먹으래.
개씨발... 먹었어. 먹었다, 그 좁은 주방 2인용 식탁에 앉아서.
내가 앉은 방향에서 좁은 거실과 현관문이 다 보이는데,
등만 보이는 어머니란 사람은 텔레비전도 없는 거실 보면서 계속 앉아 있고,
남동생은 현관을 지키듯이 서서 나만 쳐다보고 있고,
나는 누나랑 마주앉아서 라면만 먹고 있고,
진짜 남동생 분한테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못 물어봤다.
상식적으로 이상한 분위기인 건 알지만, 그걸 입밖으로 냈다간 나한테 정말 나쁜 일이 일어날 거 같아서
꾸역꾸역 라면만 먹었어.
다 먹고 나니까 누나가 머리 마저 잘라준다고 방으로 오래.
이쯤에선 질러도 질러야겠다고 생각해서 말했어. 나 주유소 일하러 가야 한다고.
누나가 또 좌우 두 눈이 따로따로 돌아가려고 그래.
그보다 앞서서 그냥 나왔어.
남동생은 여전히 현관에 서 있었어.
온몸에 닭살 돋은 상태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최대한 얼굴 굳히고 신발 신었어. 끈 운동화였는데 끈 묶지도 못했어.
신발에 발 꿰는 내내 남동생이 바로 옆에서 나를 내려다보는데 정말 돌아버릴 거 같았다.
신발 다 신고 문을 열자마자,
계속 정면을 보면서 앉아 있던 누나의 엄마란 분이 목청이 째지도록 웃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타고 왔던 택시에서 내린 집 앞까지 나왔는데 계속 들렸다.
난 일단 미친듯이 뛰었다.
뒤도 안 돌아봤다. 당시 신길에서 대방까지 버스로 10분인데 그걸 달려서 20분만에 주파했다. 진짜로.
노량진 미용실 가서 머리 자르고.
바로 주유소 가서 일하고,
그날 같이 주유소 일하고 학원도 다니는 친구한테 다 얘기했다. 그거 미친 년이라고. 개 씨발이라고.
참고로 이 친구는 지금도 연락하고 만나고 있다. 좋은 친구고 입이 무겁다.
다음날 학원에 갔는데 누나가 나를 불렀어.
난 계속 쌩까고 있었는데 점심시간 되니까 할 말이 있으니 잠깐만 와달라고 해서, 학생들 담배 피우는 비상계단 쪽으로 갔어.
나한테 귀엣말을 했어.
'ㅁ관이(내 친구이름)한테 얘기했어?'
'뭘요?'
'했잖아?'
'그니까 뭘요?'
'했으면서.'
'뭐가요. 누나네 집 간 얘기요?'
'......'
'그게 뭐요? 무슨 할 얘깃거리라고 그런 말을 하는데요?'
'안했어?'
'안했는데요.'
'정말?'
'안했다고요. 그리고 할 얘기가 뭐가 있냐고요 누나네집 간 게.'
'ㅁ관이는 너한테 들었다고 하던데?'
내 친구가 절대로 말을 할 리가 없거든?
근데 저렇게 날 살짝 떠보는 걸 보고 정말로 가까이 붙어 지내다간 언제 칼 맞겠다 싶어서,
그냥 씹고 돌아나왔어.
나 그리고 학원 그만뒀다.
수원으로 이사오면서 도저히 그 누나를 볼 수가 없어서 학원 때려치우고 혼자 공부해서 8월에 땄다.
나중에 친구한테 소식을 들었는데,
누나가 정신병력으로 고등학교를 졸업 못했던 사람이더라.
친구는 어떻게 알았냐면 학원 사회선생님이랑 술자리에서 들은 거.
약혼자를 칼로 찔러서 구속된 적도 있다고 하대.
쓸데없이 긴 얘기를 읽어줘서 감사하다.
지금 뭐하시는 거냐고. 갑자기 뒷머리를 왜 자르냐고.
진짜로 화가 나기도 했지만 사실은 무서워서 그랬던 것 같다.
소리라도 버럭 지르지 않으면 뭔가 당할 거 같은 그런 본능적인 위협을 느꼈던 건지.
근데 누나가 그 즉시 눈알이 따로따로 돌기 시작하는 거야.
학원에서 학생들이랑 대화할 때 이야기에 열중하면 그랬듯이...
침을 튀겨가며 '그렇게까지 화를 내면 이 누나가 뭐가 돼! 너 생각해서 머리 좀 잘라주려고 하는 건데 왜 그렇게 화를 내!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그런 걸로 화를 내고 그래!'
이런 식이었어... 더 이상 다른 논리는 없었다.
막무가내로 내 머리를 자른 데에 대한 사과는 하나도 없이(이것도 사후 내가 회상하면서 깨달은 거고 그 당시엔 정신이 없었지만),
내가 뭐라고 했을까.
죄송하다고 했다.
진짜 그냥... 죄송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누나의 어깨 너머로 반쯤 열린 누나 방 문이 보이는데...
그 바로 앞에 라면을 사러 갔던 남동생이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나를 쳐다보고 있더라고.
대충 10센티미터 정도의 틈이었을 거야. 양쪽 눈 안쪽이 다 보였고 코와 입도 보였으니.
내가 처음 눈 마주친 다음엔 눈을 피했어. 근데 계속 보는 시선이 느껴지니까 다시 쳐다봤거든.
그러니까 남동생이 손에 든 검정 봉지를 들어보였어. 라면 사왔다고 말하는 것처럼.
내가 누나한테 말했지.
"누나, 저기, 라면 사오신 거 같아요.'
남동생을 뭐라고 호칭을 붙여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그냥 그렇게만 말했어.
누나가 남동생을 돌아보더니 씨익 웃었어.
왜 웃었을까? 난 지금도 모르겠다...
누나가 가위랑 자를 내려놓고 나가서 라면을 끓였고.
좀 이따 나보고 나오라고 했어 주방으로 나갔는데.
난 가방을 이미 어깨에 맸어. 나갈 생각으로 맸는데.
남동생이란 사람이 현관 앞에 그냥, 진짜로 현관 신발 놓는 곳에 그냥 서 있는 거야.
서서 나를 보고 있는 거야.
그런 와중에 누나란 인간은 나보고 라면을 먹으래.
개씨발... 먹었어. 먹었다, 그 좁은 주방 2인용 식탁에 앉아서.
내가 앉은 방향에서 좁은 거실과 현관문이 다 보이는데,
등만 보이는 어머니란 사람은 텔레비전도 없는 거실 보면서 계속 앉아 있고,
남동생은 현관을 지키듯이 서서 나만 쳐다보고 있고,
나는 누나랑 마주앉아서 라면만 먹고 있고,
진짜 남동생 분한테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못 물어봤다.
상식적으로 이상한 분위기인 건 알지만, 그걸 입밖으로 냈다간 나한테 정말 나쁜 일이 일어날 거 같아서
꾸역꾸역 라면만 먹었어.
다 먹고 나니까 누나가 머리 마저 잘라준다고 방으로 오래.
이쯤에선 질러도 질러야겠다고 생각해서 말했어. 나 주유소 일하러 가야 한다고.
누나가 또 좌우 두 눈이 따로따로 돌아가려고 그래.
그보다 앞서서 그냥 나왔어.
남동생은 여전히 현관에 서 있었어.
온몸에 닭살 돋은 상태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최대한 얼굴 굳히고 신발 신었어. 끈 운동화였는데 끈 묶지도 못했어.
신발에 발 꿰는 내내 남동생이 바로 옆에서 나를 내려다보는데 정말 돌아버릴 거 같았다.
신발 다 신고 문을 열자마자,
계속 정면을 보면서 앉아 있던 누나의 엄마란 분이 목청이 째지도록 웃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타고 왔던 택시에서 내린 집 앞까지 나왔는데 계속 들렸다.
난 일단 미친듯이 뛰었다.
뒤도 안 돌아봤다. 당시 신길에서 대방까지 버스로 10분인데 그걸 달려서 20분만에 주파했다. 진짜로.
노량진 미용실 가서 머리 자르고.
바로 주유소 가서 일하고,
그날 같이 주유소 일하고 학원도 다니는 친구한테 다 얘기했다. 그거 미친 년이라고. 개 씨발이라고.
참고로 이 친구는 지금도 연락하고 만나고 있다. 좋은 친구고 입이 무겁다.
다음날 학원에 갔는데 누나가 나를 불렀어.
난 계속 쌩까고 있었는데 점심시간 되니까 할 말이 있으니 잠깐만 와달라고 해서, 학생들 담배 피우는 비상계단 쪽으로 갔어.
나한테 귀엣말을 했어.
'ㅁ관이(내 친구이름)한테 얘기했어?'
'뭘요?'
'했잖아?'
'그니까 뭘요?'
'했으면서.'
'뭐가요. 누나네 집 간 얘기요?'
'......'
'그게 뭐요? 무슨 할 얘깃거리라고 그런 말을 하는데요?'
'안했어?'
'안했는데요.'
'정말?'
'안했다고요. 그리고 할 얘기가 뭐가 있냐고요 누나네집 간 게.'
'ㅁ관이는 너한테 들었다고 하던데?'
내 친구가 절대로 말을 할 리가 없거든?
근데 저렇게 날 살짝 떠보는 걸 보고 정말로 가까이 붙어 지내다간 언제 칼 맞겠다 싶어서,
그냥 씹고 돌아나왔어.
나 그리고 학원 그만뒀다.
수원으로 이사오면서 도저히 그 누나를 볼 수가 없어서 학원 때려치우고 혼자 공부해서 8월에 땄다.
나중에 친구한테 소식을 들었는데,
누나가 정신병력으로 고등학교를 졸업 못했던 사람이더라.
친구는 어떻게 알았냐면 학원 사회선생님이랑 술자리에서 들은 거.
약혼자를 칼로 찔러서 구속된 적도 있다고 하대.
쓸데없이 긴 얘기를 읽어줘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