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에 태극기를 꽂아라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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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도에 태극기를 꽂아라 - 7

익명_NjQuMzIu 0 923 0

 

짤녀: 星名 美津紀(호시나 미즈키) 1996년생

항상 모자란 썰이지만 봐줘서 고맙습니다 꾸벅

아직 학교썰이니까 교복을...

넵. 경찰서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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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으로 올라가니 뭔가 들고 있는 쿄코가 우물쭈물하고 있었어.

"안녕. 오랜만이야.-나"

"김군은 할 말이 그거 밖에 없어?"

뾰루퉁해져있는 쿄코는 약간은 좌절한 듯한 표정이였어.

"나를 부른 이유는 뭐야?"

"바보! 여자애가 신발장에 편지 넣어놓고 기다리면 뭐겠어!"

일부러 존나 어벙한 척 함. 솔직히 아직도 마음의 문은 열리지 않았고 또 설마 유키마냥 통수를 때리지 않을까 싶어 고백한다는 말을 듣고싶지 않았어.

"일단 이것부터 먹으면서 얘기하자."

내가 저번에 얘한테 한국 안 간지 꽤 됐다고 하니까 어디서 봤는지 김치랑 나물이랑 불고기 해서 왔어. ㅋㅋㅋㅋ 근데 맛은 별로 없었음.

일본에서 한국음식 안드셔본 모게이들에게 알려주자면. 김치가 달아. 진짜 그냥 달아. 그냥 약간 고춧가루 묻히고 바로 식초설탕 범벅한 듯한 맛임.

나물은 그냥 그랬어. 그냥 진짜 그냥 그랬어. 말로 표현하기가 그럼ㅋㅋㅋㅋ 그래도 시금치,숙주 등등 있어서 느낌은 냈음.

마지막 불고기...하...ㅋㅋㅋㅋㅋ 헛웃음만 나와. 사실 쿄코가 요리를 못하는 건 아닌데, 한식도 일식화 해서 내는... 당연히 정통한식을 못먹어봤으니까

그런거겠지만 짜고 달아. 진짜 짜고 달아. 일본 규동에 올라오는 그 고긴데 더 짜게 했어.. 한국 사람들 찌개 먹는다고 더 짜게 먹는줄 앎...

속으로는 쿨럭쿨럭 했지만 그래도 내 생각 하면서 한국음식 만들었다는데 그걸 어떻게 뱉어. 그냥 꾸역꾸역 먹었지.

먹는 도중에 쿄코가 조심스레 운을 띄웠어.

"맛은 어때? 괜찮아?"

"응, 한국에서 먹는거랑 정말 똑같아" 

"아, 다행이다! 쿡패드 보면서 되게 연습 많이 했어!"

쿡패드는 일본의 장수 음식 레시피 사이트야. 웬만한 음식의 레시피는 거기 다 올라와있어. 퀄리티는 보증 못함.

"아...그랬구나! 어쩐지 연습한 티가 많이 났어."

"있잖아...김군! 내가 앞으로 도시락도 많이 만들어주고 그럴테니까..."

"그럴테니까?"

"나랑 사귀어주지 않을래?"

솔직히 나는 얘가 뭘 얘기할라는 지도 알고있었고 정중하게 거절하려고 했었어. 근데 너희들 그거 알아? 여자애가 정말 정말 좋아하면

눈이 바뀌는 그런...? 아, 참 설명하기 어려운데 이미 눈이 막 초롱초롱하면서 심장은 두근두근대는게 들릴만큼 숨도 가빠지고 막 그러면서

애가 막 부들부들 떠는데 진짜 거기에 내가 넘어갔지. 내가 글로만 쓰니까 '에이, 저새끼 오버한다' 하는데. 생각해봐. 이쁜 애가 나 좋아한다는데

어떻게 안넘어가냐. 진짜 막 엏 하고 넘어간다 진짜로. 

"그래, 근데 각오는 해야할거야."

"왜??"

"내가 한국인이라고, 이지메 당하는데 만약 사귄다고 하면 너도 이지메 당할 걸?"

"괜찮아! 내가 애들을 설득시킬게. 김군 좋은 아인데 왜 이지메를 하는걸까.."

이 대화가 끝나고는 갑자기 급 어색해진 분위기에서 그냥 밥 꾸역꾸역 넘기고 점심시간을 마쳤어.

그런데 여자애들 몇 명이 다가왔어. 그냥 거기 그룹에 두목?(ㅋㅋㅋ)급 하는 애 이름 따서 나오미 패거리라고 부를게.

나오미 패거리는 쿄코랑 초.중.고를 같이 나와서 쿄코랑 정말 친했어. 그러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이지메하는데 가장 앞장선 씨발년들이였어.

한번은 나보고 하는 짓이 갑자기 빅뱅 앨범을 들고 와서 틀어줘놓고는 나 이거 못 알아듣겠으니까 한국인인 네가 번역을 하래.

그게 그 노래가 거짓말이였는데. 앞에서 영어 씨부리는건 존나 막 굴려놓고 못 알아듣겠는데 심지어 앞에 권지용인가 누가 랩하는데 한국말인지 

뭔 개소린지 알아듣질 못하겠고 시끄럽고 막 그러니까 난 아 이거 안들린다 번역 못하겠다 하니까 나오미 그 썅년이

"어? 김군, 한국인인데. 이러다 한국 망신 시키겠다."

아니 무슨 개지랄이야, 한국 망신이 뭐 이런걸로 돼. 좆빠는 소리 하지 말라고 그래.

"이런거 갖고 한국 망신이라 그러면 너네들은 지금 일본 망신시키고 있는거네. 뭐하는 짓이야."

솔직히 좀 빡치니까 목소리가 커지지 않겠어? 열불이 뻗치니까 좀 한국말로 아이 씨발도 하고 좀 그랬더니 갑자기 이년들이 질질 짬ㅋㅋㅋ

"무서워..무서워...쟤 나 때리려고 했어."

솔직히 야마 개돌아서 의자갖고 조질려는거 꾹 참으니까 이년이 이번엔 수업 담당 선생님한테 가서 꼰지르네ㅋㅋㅋ 

반 애들은 막 사과해! 김군 그런 사람인 줄 몰랐어 이지랄하고 하는데 내가 다 좆까라 그러고 개무시하고선 책 보고 있었거든, 결국 선생님이 와서 나 잡아감.

교무실 가서 나보고 막 개 지랄 염병을 떠는데 특히 한국인이라고 더욱 갈구는 게 없잖아 있었음.

"일본에서 교육을 받으려면 일본 사회에 적응을 하고 동화되어서 살아야지! 네가 이렇게 튀는 행동을 하면 이지메 받기 십상이야!"

"제가 그런게 아니고, 이미 쟤들이 저보고 그랬다니깐요! 국적 운운하고 자존심 긁는데 어떻게..."

징계 받으려던거 우리 담임 쉴드로 살아서 반성문 3000자를 쓰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내 이지메가 가속화 되었어.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갑자기 걔네가 들이닥쳐선 하는 말이

"쿄코가 너랑 점심시간에 같이 점심 먹었대. 너 무슨 생각으로 먹은거야?"

"그것까진 너네들한테 말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공부나 해 멍청이들아. 편차치도 존나 낮은 게."

 

편차치: 일본판 표준점수. 자세한 건 https://namu.wiki/w/%ED%8E%B8%EC%B0%A8%EC%B9%98#s-4 참조.

  

갑자기 존나 어이없는 웃음을 픽 하고 웃더니

"야, 조선인. 공부 좀 잘한다고 나대지 말라고."

"아무튼 쿄코는 너한테 과분하니까 무슨 생각 갖지마."

"너 1학년때 듣자하니 여자문제로 복잡했다며? 헤픈 녀석."

진짜 속에서 울컥울컥하는데 꾸욱 참고 그냥 앞에 있는 수학책을 풀고 있었어.

그때 쿄코가 나타났어. 어느 정도는 상황파악이 된 듯 하더라고. 이미 눈빛이 빡쳐있는 눈빛인데 정말 처음 보는 쿄코의 분노의 눈빛이었어.

"너네들, 뭐하는거야."

"아! 쿄코. 그냥 얘가 네 근처에 따라다닌다고..."

"알지도 못하면 함부로 말하지 마, 심지어 이렇게 세명이서 한명을 괴롭혀도 되는거야?"

"갑자기 왜그래, 난 네 걱정을 하려고.."

"걱정 필요 없어. 고마워. 앞으로 김군 건들지 마."

나오미 패거리는 갑자기 똥씹은 표정이 되더니 지들끼리 눈빛교환 하고는 쿄코에게 한마디를 툭 했어.

"정말 후회없는 선택이길 바래."

그리곤 쿄코는 나한테 와서 내 손을 꼭 부여잡고는

"김군, 괜찮아? 미안해...내가..."

"아니야, 네가 한 것도 아니고. 친구들끼리도 생각이 다를 수도 있는데 뭐."

애가 금방이라도 톡치면 울 거같은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갑자기 반의 시선이 다 집중되니까 솔직히  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귓속말로

"쿄코야, 지금 애들이 많이 쳐다보니까. 눈물 닦고 자리로 돌아가. 오늘 집 같이가자."

"응.."

그리곤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수업을 받고 학교가 끝났어.

"김군! 같이 가자!"

쿄코가 내 자리로 와선 어깨를 툭 치면서 말했어. 아, 진짜 이렇게 이쁜 애가 내 여자친구가 됐다니. 그리고 왜 나를 좋아하는지도 의심하면서

좋아갖고는 헤벌쭉했어. 

"그래! 같이가자."

쿄코랑 나는 생각보다 꽤 먼 데에서 통학했어. 왕복 80분 정도 되는 길, 그러니까 한 번 갈때 40분쯤 되는 길이야. 지하철도 타고. 걷고.

학교가 끝나고 이제 쿄코랑 나란히 서서 걸어가는데 옆에 우연히 반의 남자애들이랑 같이 지나가게 되었어. 교문 앞에서.

"쿄코, 얘랑 왜 같이 가?"

"왜? 가지 말란 법 있나?"

"어이 , 얘랑 같이 가는 이유는 뭐냐?"

"신경 꺼라, 집 방향이 같아서 그런다."

2:2로 신경전을 벌이다가 남자애들이 딱 하는 말.

"더럽게 진짜."

그러고선 우리 앞에 침을 탁 뱉고 가는데 그 때 진짜 눈 뒤집어져서 뚝배기 깰 뻔 했다. 다행히 옆에서 쿄코가 말려서 멈추게 되었어.

"아니야, 괜찮아. 이미 예상했어. 그냥 가자."

"휴...쿄코야 미안해.."

"아니야 김군! 오히려 김군이 힘든걸.."

이러고 우린 집에 돌아갔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였고. 정말 혼란스러운 하루였기에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서 먼저 잤어.

'나 잘게, 오늘 너무 피곤했어..'

'응 김군! 오늘도 수고 많았어! 내일 보자!'

내일 어떤 일이 있을 지 모른 채 폭풍전야가 찾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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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리젠이 느려서 미안해. 나도 내 직장이 있고, 또 이직 준비중이라 요즘 한참 바빠. 필력의 저하나 등등 있으면 언제든지 채찍질해줘.

 

PS. 너넨 이거 들리냐? 난 가사집 보고도 안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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