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오후 살 뺀썰
대학 입학까지 근 20년을 씹돼지로 살아왔다.
키 182cm 몸무게 117kg
당연히 모쏠아다였고 딸만치는 프로딸딸러였지
대학에 입학하고 적응되니까
주변에 다들 연애하기 시작하더라
사실 나도 입학 초 에 맘에 들었던 애가 있었음
다른 과 였는데 친구건너 소개로 알게되어서 한번씩 같이 놀았는데
마음씨가 너무 좋았다.
성격도 쾌활한데다 주변 잘챙기는 타입
학교에서 만나면 씹파오후라 땀뒤룩뒤룩 흘리며 걸어다니는 나한테도 친절히 웃으면서 "XX야 어디가~ 수업가?"
이러면서 가방에서 티슈 꺼내서 땀도 닦아줄정도
진짜 거기서 내가 뻑 간거지.
파오후 로 살아오면서 매일 받아온 멸시와 한심하다는 그 눈빛들과 달리 정말 내 자신을 한명의 인격존재로 여겨주는 느낌이 들더라고
그렇게 지내다 어느순간부터 그 친구가 계속 생각나고
연락도 해보고싶고..그런생각이 들더라.
계속 환상속에서 '얘랑 연애하면 어떨까? 어디를 가보지?"이러다
거울을 봤더니 시팔..왠 개돼지 한마리가 추접스럽게 꿀꿀거리더라
그 날부터 감량을 시작했다.
도저히 먹는걸 포기는 못하겠더라
야식먹는것도 좋아하고 기름진거 좋아하는데 먹기도많이먹어서
최대한 줄이고 줄였는데도 파오후 기본 패시브가 어디가겠냐?
라면먹는다하면 2개에 밥1공기가 기본이었는데...
그래서 그냥 먹는건 최대한 줄이는 선 으로 하고 정 먹고싶은거 진짜 미치게 먹고싶은건 걍 먹었다. 괜히 스트레스 받아서 더먹을 까봐.. 파오후들은 잘 알껄 열받아서 먹으면 1.5배는 더 들어가는거
대신 운동을 거의 매일했다
그렇다고 빡세게 3시간 4시간씩 존나뛰고 헬스하고 이런것도아님
20년간 운동이랑 담쌓고지냈는데 그게 하루이틀만에 되겠냐
그냥 1시간정도 집 근처공원 뛰고 들어와서 팔굽혀펴기 (이것도 첨에 팔힘없어서 무릎꿇고함ㅋㅋ 시바) 랑 버피테스트? 그 뭐야 서있다가 엎드린자세 만들고 다시 올라오고 하는거. 이거 두개 30분정도?
진짜 신기하게도 첫달땐 별 효과없었는데
두달들어가면서 살이 쑥쑥빠지더라
원래 돼지였는데 물살덩이 뿐이라그랬나..3
그러고 6개월차 들어갔을때 95에서 막혔다
22kg 뺐으면 만족할법도한데
솔직히 운동도 재밌어져서 그때쯤 운동시간 이랑 강도도 올렸다
그래도 거의 변동없이 정체되어서 근 한달간 개고생..
다행히 7개월차 들어가면서 다시 조금씩 감량 시작됨..
어느덧 운동한지 10개월차
체중은 86kg까지 내려왔고
살 많이 빠지면서 자신감도 붙음
주변에서도 놀라면서 어떻게 빼는지 묻고 그랬음
이제 옷도 멋지게 입을수있고 얼굴도 자신이 생겨서
남은건 친구에게 고백할 일만 남았지
그때까지 살빠지면서 여자 사귈뻔한?! 적도 있었지만
일편단심이었다 난..
운동 한창할때 마주치면
그 하얀얼굴 위로 흐드러지게 웃으면서 요새 보기힘들다고, 얼굴이 점점 좋아진다며 내 등을 두드릴때마다 그 마음이 더해갔다.
어느덧 낙엽마저 다 떨어져가 가지 만 앙상히 남은 계절이 오고
그 나날중 고백을 하기로 결심한 어느 날
전화로 불러내기로 하기도 전에 그 친구를만났다.
간단한 대화, 짧은 웃음, 긴 침묵.
친구는 머뭇거리다 결국 입을 열었고, 난 갑자기 멍해졌으나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반수랜다 반수. 그동안 주변에 감쪽같이 말도 안하고
학교생활과 수능 준비 두가지를 계속해왔더란다.
더 신기한건 그게 또 성공해서 다른지역의 학교로 가게됐단다
허허 대단하기도 하지..난 운동만 하는걸로도 힘들었는데.
내 마음을 고백할 수 도 없었다.
그저 새로운 출발을 앞둔 친구를 응원만 했을뿐.
그렇게 나를 변화시켰던 순간은 지나갔고
그냥 바로 입대했다.
지금은 뭐 잘지내고있지 전역하고 여친도 사귀고 그러면서
근데 프로딸잽이 시절 버릇 못고쳐서 좀 힘듬;
시도때도 없이 슨 슨 오^
몸무게 유지하느라 뒤질듯ㅠ
아무튼 시팔
재은아 사랑했다ㅠㅠ
오늘은 특별히 니 사진으로 한판 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