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반창회 모임 다녀와서 술만계속쳐먹고온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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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반창회 모임 다녀와서 술만계속쳐먹고온썰

익명_NjQuMzIu 0 962 0

다들 고3졸업하고 연락한적이 거의읎다. 뭐 난 반애서 아싸급이였다. 1년만에 만나고 본 10명의 애들은 거리감 멀리 지내던 그때 그대로였다. 


그때 그대로, 끼리끼리들끼린 화목하고, 내 존재는 기껏해야 안쓰러운 이미지의 아싸. 



처음엔 학교가서 담임선생 만났다. 뭐 이때는 그래도 선생님이 곁에 계셔서 기분이 괜찮았는데


그 다음 학교 나오고, 다들 술먹으러 가자니까 내 심장이 덜컹하드라. 


밥만 쳐먹고 와서 잘가 하고 다신 만날일 없이 헤어질 모습이 예상되니까. 그리고 멀어져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들려올거같은 "쟨 겉돌꺼면 분위기 깨지말고 오지말지" 가 귓가로, 머릿속으로 들려오니까



그 때 즈음 애들은 화목하게 대화하고 있었다. 어색하게나마 난 딴청으로 휴대폰 보고있는데 어떤애가 날 지목하면서 이렇게 얘기하드라. "넌 어떻게 할려고? 갈꺼야?"


사실 이 말 듣기 전까지는 갈까말까 고민했다. 얘 입장에선 내가 겉도는 성격이니까 배려일지도 아님 거슬려서 이런말 했을지도 모르지만


근데 씨-발 울컥하면서 정신이 존나 깬거야. 이대로 헤어지면 뭣하러 나온건가 싶드라. 간만에 만났으면 씨1발 말이라도 터야할꺼 아냐. 


걔 말 무시하고(사실은 아싸답게 어버버하고). 가는 버스안에서 서먹한 애들과 공허한 대화만 주고받으면서, 평소엔 가보지도 않는 술집을 오기로라도 갔다. 


그렇게 도착한 술집 테이블 자리에서, 가는동안 이어가던 공허한 말들을 주고 받을려고 노력했지만, 뭐 대화가 이어질리 있나. 


오기로라도 이어갈려고했던 대화는 금새 식어버리고, 침묵과 내안의 좌절밖에 안남았다. 난 이런놈이었으니까 그저 속으로 울컥울컥 할 뿐이었다.


그래. 그만하고. 배때지나 채우고 술로 달랠 생각으로 계속 쳐먹고 마셨다.


대학에서도 술 마셔본적이 전혀 없는 아싸였으니, 술자리예절 반애들에게 배워가면서....


한마디 말도없이 묵묵히 옆에서 내 빈잔에 소주를 따라주면 난 계속 마셔댔다. 한잔 두잔 세잔 ㄱ 맥주도 한잔




근데 기분이 존나 좋아지는거야. 취하고 나니 난 계속 실실 웃어대드라. 술을 주위애들보다 더 쳐먹었으니 말야 낄낄. 주위애들은 아직 취한 상태도 아닌데 말이야. 나혼자 취해대가지고


애들이 그만마시라고 할때, 술김에 난 술깨면 기분 안좋아지니까 계속 마신다고 얘기했다. 내뱉고나니 내가 쓸데없는 말을 했는가 싶었지만, 잠시 정적이 흐르고난뒤


그 다음은 술취하고 해대는 객기를 계속 부려대면서 웃고 떠들었다. 애들하고도뭐 나하고 웃고 떠들었던 기억이고. 근데 나야 이때 기분이 좋았지만, 얘들은 어찌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집에선 한마디 말도 없이 지내던 아버지가, 술에 쩔어서 실실 웃어대고, 만취로 객기부리던 모습. 난 그런 아버지를 꺼려했지. 아마 얘들도 그때의 나같은 생각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술 잘마시는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내몸은 술을 계속 원했지만 주위애들이 말려서 그만두고


난 서서히 술이 깨갔다. 애들 반응도 다시 서먹서먹하게 슬슬 되돌아갈 조짐을 보였다.



그래서 술김 다빠지기전에 대충 n분의 1한 2만원의 현금을 총무에게 던지고


뛰쳐나왔다. 


그리고 문닫을 시간이 40분정도 남았던 근처 대형서점에 들러서, 집에서 보고있던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의 마지막 부분을 다 읽고 왔다. 술김이라도 술술 읽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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