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규제 된 썰.ssul
익명_MTEyLj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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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5 11:28
출처http://www.ilbe.com/5061451778 썰만화1http://www.mohae.kr/1463973
9시가 조금 넘은 겨울밤.
친구녀석의 성화에 못이겨 대충 운동화를 구겨신고 집 밖으로 나선다.
현관을 열고 나가니 온 몸을 감싸는 차가운 공기에 살짝 닭살이 돋지만,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좋은 상쾌함에 왠지 살짝 들뜨는 기분.
'조금 춥긴 한데...'
다시 들어가 조금 더 두꺼운 점퍼로 갈아입고 올까 잠시 망설였지만,
친구녀석의 '나 진짜 급해서 그래...' 하는 휴대폰 속 음성과 약간의 귀찮음이 결국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금방 가니까...'
집 밖의 풍경은 어느 겨울날의 날씨와 다름없는 모습.
앙상한 나뭇가지,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집으로, 술집으로, 식당으로 향하는 사람들.
그렇게 사람들을 구경하며 걷던 중, 발에 걸린 종이 한 장.
사람들이 얼마나 밟고 다녔는지 종이가 다 헤지고 찢겨졌지만
노란색 바탕에 큼지막한 검은색 글씨는 한 눈에 그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있었다.
'분당 2천원! 전국 최저가! 서양/동양 원하는 모든 품번 소유'
순간 새어나오는 쓴 웃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렇게 잠깐이지만 우두커니 서서 옛 생각에 잠겨본다.
처음에는 코웃음치며 무시했었다.
'그까짓꺼 vpn 써서 돌려서 다운받으면 되지 뭐'
'스트리밍이 얼마나 많은데.'
'미리 왕창 다운받아놓으면 되는 거 아냐?'
...
그렇게 규제 따위는 시덥잖게 생각하며
'피하는 건 식은 죽 먹기' 라 생각는데...
자주 가던 사이트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았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벌금이 날아왔다.' , '하드를 압수해갔다.' 는 흉흉한 글들이 매일같이 새롭게 올라왔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걸리는 게 바보지' , '허이구 자랑이다.' 했지만.
친구녀석들도 하나 둘씩 벌금을 물기 시작하자 위기가 현실로 다가옴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혹시모를 불안함...
그렇게 모든 웹하드 사이트를 탈퇴하고, 행여나 흔적이 남을만한 것들은 모두 지워버린 채.
은꼴사를 비롯, 야동들을 모두 외장하드 하나에 몰아넣고 같은 것만 반복해 보며 딸치길 몇 년.
이제는 제목만 보아도 어떤 줄거리에, 어떤 부분에서 신음을 내뱉고, 사정을 하는지까지 외울 정도였다.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 때부터 상상력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 같다.
지나가는 여자의 스타킹만 봐도,
김밥xx의 김밥 써는 아줌마 손만 봐도,
대중교통에서 살짝 스쳐지나가는 여자의 향수냄새만 맡아도...
그 찰나의 순간을 기억해 폭딸을 치던 때도 있었다.
순간 걸려온 친구의 전화.
'엇, 전화왔네.'
'왜 빨리 안오냐' 며 채근하는 친구의 전화에 옛 생각에 우두커니 서 있던 몸을 서둘러 움직인다.
그렇게 헐레벌떡 들어간 맥주집.
살짝 퀘퀘한 냄새와 느끼한 기름 냄새가 풍겨오고,
한 쪽에서는 연인끼리, 그리고 다른 한 쪽에서는 친구끼리 술을 마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디에 있지...'
잠깐 두리번거리며 친구를 찾는데
한쪽 벽면 구석에 앉아있는 친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때마침 내 모습을 발견한 친구.
"왔어?"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 친구는 행여 누가 들을까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그거..가져왔냐..?"
이미 몇 병의 맥주를 마신 듯,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함께 딸려오는 술냄새.
낮아진 친구의 목소리에 왠지 덩달아 긴장되어 슬쩍 주변을 둘러보고
안쪽 주머니에서 조그마한 외장하드를 꺼내 보여준다.
"...2테라짜리야, 너 이거 조심해, 괜히 여기저기 뿌리다가 큰일나"
조심스레 친구의 손에 외장하드를 들려주자
친구의 얼굴이 보름달처럼 환히 밝아진다.
"..고..고맙다..내가 진짜 잘 보고 줄게.."
보물이라도 받은 듯, 행여나 흠집날까 자기 손수건에 둘둘 말아 안주머니에 넣으며
멋쩍은 듯 씨익 웃는 친구의 어린아이같은 모습을 보자
'그렇게 보고싶었을까' 하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순간, 들려오는 여자의 고함소리.
"오빠!!! 왜이래??? 나 이러려고 만나???"
갑작스런 큰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중앙 테이블에서 술 마시던 남녀 커플이 서로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됐어!! 나 그런 여자 아니거든!! 기분 다운됐어, 나 집에 갈래."
"아니..우리 사귄지 몇 년이나 됐는데 손 한 번 못잡아?"
"됐어!!! 우리 좀 생각해볼 시간을 갖자"
루이비똥 가방을 낚아채듯 손에 들고
걷어차듯 술집 문을 열고 나가버리는 여자와
허겁지겁 계산하고 그 뒤를 졸졸 쫓아가며 뭐라 사과하는 남자의 모습.
조금씩 멀어져가는 그들의 모습을 멍하니 보다
이내 친구와 눈이 마주치자 서로 '픽' 하는 웃음이 터져나온다.
"...봐라, 저게 지금 현실이다...뽀뽀도 아니고 손이래...누구 사귀기나 하겠냐?"
서로 그렇게 킬킬거리며 얘기나누길 몇 분.
마지막 한 모금 맥주를 들이킨 친구녀석은 이내 비틀거리며 일어나
"야...미안한데 나 먼저 들어갈게..그게..이거 한 번 보고 내가 시원하게!! 뽑을란다!!"
예상외로 큰 친구녀석의 목소리에 황급히 입을 막고 주위를 둘러본다.
"임마..조용히 하고..얼른 집에 들어가.."
비틀거리는 친구를 부축해 가게 밖으로 나가 친구를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주는데
이미 만취한 녀석은 '이게 말이 되는거냐? 응? 야, 이게 말이 돼?" 하며 같은 말을 반복한다.
반쯤 얼르고 반쯤은 혼내며 친구를 버스에 태우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 몸을 돌리는데,
문득 눈에 들어오는 버스 정류장의 광고판.
행복한 한 가정의 모습을 표현하려 했는지 아빠와 엄마, 그리고 딸이 해맑게 웃으며 서로 포옹하고 있는 사진 밑으로
'야동, 나누지도 말고, 다운받지도 맙시다.' 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순간, 외장하드를 받고 아이처럼 좋아하는 친구의 모습이 떠올라 애써 광고판을 외면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하는데
때마침 하늘에서 내리는 눈.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늘을 바라보다 터질 것 같은 답답함에 나오는 한숨.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하얀 연기로 바뀌었다 금방 사라지는 한숨을 보다 서둘러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늘은...금딸해야겠다...'
그렇게
펑펑 내리는 눈과 함께 수많은 남성들의 외로운 겨울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2TUUi
9시가 조금 넘은 겨울밤.
친구녀석의 성화에 못이겨 대충 운동화를 구겨신고 집 밖으로 나선다.
현관을 열고 나가니 온 몸을 감싸는 차가운 공기에 살짝 닭살이 돋지만,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좋은 상쾌함에 왠지 살짝 들뜨는 기분.
'조금 춥긴 한데...'
다시 들어가 조금 더 두꺼운 점퍼로 갈아입고 올까 잠시 망설였지만,
친구녀석의 '나 진짜 급해서 그래...' 하는 휴대폰 속 음성과 약간의 귀찮음이 결국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금방 가니까...'
집 밖의 풍경은 어느 겨울날의 날씨와 다름없는 모습.
앙상한 나뭇가지,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집으로, 술집으로, 식당으로 향하는 사람들.
그렇게 사람들을 구경하며 걷던 중, 발에 걸린 종이 한 장.
사람들이 얼마나 밟고 다녔는지 종이가 다 헤지고 찢겨졌지만
노란색 바탕에 큼지막한 검은색 글씨는 한 눈에 그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있었다.
'분당 2천원! 전국 최저가! 서양/동양 원하는 모든 품번 소유'
순간 새어나오는 쓴 웃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렇게 잠깐이지만 우두커니 서서 옛 생각에 잠겨본다.
처음에는 코웃음치며 무시했었다.
'그까짓꺼 vpn 써서 돌려서 다운받으면 되지 뭐'
'스트리밍이 얼마나 많은데.'
'미리 왕창 다운받아놓으면 되는 거 아냐?'
...
그렇게 규제 따위는 시덥잖게 생각하며
'피하는 건 식은 죽 먹기' 라 생각는데...
자주 가던 사이트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았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벌금이 날아왔다.' , '하드를 압수해갔다.' 는 흉흉한 글들이 매일같이 새롭게 올라왔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걸리는 게 바보지' , '허이구 자랑이다.' 했지만.
친구녀석들도 하나 둘씩 벌금을 물기 시작하자 위기가 현실로 다가옴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혹시모를 불안함...
그렇게 모든 웹하드 사이트를 탈퇴하고, 행여나 흔적이 남을만한 것들은 모두 지워버린 채.
은꼴사를 비롯, 야동들을 모두 외장하드 하나에 몰아넣고 같은 것만 반복해 보며 딸치길 몇 년.
이제는 제목만 보아도 어떤 줄거리에, 어떤 부분에서 신음을 내뱉고, 사정을 하는지까지 외울 정도였다.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 때부터 상상력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 같다.
지나가는 여자의 스타킹만 봐도,
김밥xx의 김밥 써는 아줌마 손만 봐도,
대중교통에서 살짝 스쳐지나가는 여자의 향수냄새만 맡아도...
그 찰나의 순간을 기억해 폭딸을 치던 때도 있었다.
순간 걸려온 친구의 전화.
'엇, 전화왔네.'
'왜 빨리 안오냐' 며 채근하는 친구의 전화에 옛 생각에 우두커니 서 있던 몸을 서둘러 움직인다.
그렇게 헐레벌떡 들어간 맥주집.
살짝 퀘퀘한 냄새와 느끼한 기름 냄새가 풍겨오고,
한 쪽에서는 연인끼리, 그리고 다른 한 쪽에서는 친구끼리 술을 마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디에 있지...'
잠깐 두리번거리며 친구를 찾는데
한쪽 벽면 구석에 앉아있는 친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때마침 내 모습을 발견한 친구.
"왔어?"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 친구는 행여 누가 들을까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그거..가져왔냐..?"
이미 몇 병의 맥주를 마신 듯, 한 마디 내뱉을 때마다 함께 딸려오는 술냄새.
낮아진 친구의 목소리에 왠지 덩달아 긴장되어 슬쩍 주변을 둘러보고
안쪽 주머니에서 조그마한 외장하드를 꺼내 보여준다.
"...2테라짜리야, 너 이거 조심해, 괜히 여기저기 뿌리다가 큰일나"
조심스레 친구의 손에 외장하드를 들려주자
친구의 얼굴이 보름달처럼 환히 밝아진다.
"..고..고맙다..내가 진짜 잘 보고 줄게.."
보물이라도 받은 듯, 행여나 흠집날까 자기 손수건에 둘둘 말아 안주머니에 넣으며
멋쩍은 듯 씨익 웃는 친구의 어린아이같은 모습을 보자
'그렇게 보고싶었을까' 하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순간, 들려오는 여자의 고함소리.
"오빠!!! 왜이래??? 나 이러려고 만나???"
갑작스런 큰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중앙 테이블에서 술 마시던 남녀 커플이 서로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됐어!! 나 그런 여자 아니거든!! 기분 다운됐어, 나 집에 갈래."
"아니..우리 사귄지 몇 년이나 됐는데 손 한 번 못잡아?"
"됐어!!! 우리 좀 생각해볼 시간을 갖자"
루이비똥 가방을 낚아채듯 손에 들고
걷어차듯 술집 문을 열고 나가버리는 여자와
허겁지겁 계산하고 그 뒤를 졸졸 쫓아가며 뭐라 사과하는 남자의 모습.
조금씩 멀어져가는 그들의 모습을 멍하니 보다
이내 친구와 눈이 마주치자 서로 '픽' 하는 웃음이 터져나온다.
"...봐라, 저게 지금 현실이다...뽀뽀도 아니고 손이래...누구 사귀기나 하겠냐?"
서로 그렇게 킬킬거리며 얘기나누길 몇 분.
마지막 한 모금 맥주를 들이킨 친구녀석은 이내 비틀거리며 일어나
"야...미안한데 나 먼저 들어갈게..그게..이거 한 번 보고 내가 시원하게!! 뽑을란다!!"
예상외로 큰 친구녀석의 목소리에 황급히 입을 막고 주위를 둘러본다.
"임마..조용히 하고..얼른 집에 들어가.."
비틀거리는 친구를 부축해 가게 밖으로 나가 친구를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주는데
이미 만취한 녀석은 '이게 말이 되는거냐? 응? 야, 이게 말이 돼?" 하며 같은 말을 반복한다.
반쯤 얼르고 반쯤은 혼내며 친구를 버스에 태우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 몸을 돌리는데,
문득 눈에 들어오는 버스 정류장의 광고판.
행복한 한 가정의 모습을 표현하려 했는지 아빠와 엄마, 그리고 딸이 해맑게 웃으며 서로 포옹하고 있는 사진 밑으로
'야동, 나누지도 말고, 다운받지도 맙시다.' 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순간, 외장하드를 받고 아이처럼 좋아하는 친구의 모습이 떠올라 애써 광고판을 외면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하는데
때마침 하늘에서 내리는 눈.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늘을 바라보다 터질 것 같은 답답함에 나오는 한숨.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하얀 연기로 바뀌었다 금방 사라지는 한숨을 보다 서둘러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늘은...금딸해야겠다...'
그렇게
펑펑 내리는 눈과 함께 수많은 남성들의 외로운 겨울밤이 찾아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