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아빠한테 복상사가 뭐냐고 물어봐서 망신당한 썰
좆초딩시절 아빠가 보는 신문에 나오는 만화를 보다가
(내 기억으론 분명히 양영순작가의 아색기가라는 만화였었다. 19금 만화인데 엄마아빠 몰래봄ㅋㅋ)
'복상사'라는 단어가 나오길래 궁금해서 아빠한테 물어봄
아빠가 순간 멈칫 하시더니 '자다가 죽는거야'라고 얘기하셨음
그땐 내가 '아, 그렇구나' 하고 대충 넘어갔었다.
그러던 어느날 초딩시절 도덕시간에 죽을때는 과연 어떻게 죽어야 할까? 라고 토론한적이 있었다.
그땐 초딩때니 철학적인건 아니고. 누구는 다른 사람을 구해주려다가 죽었다.
누구는 의미있는 유언을 남기고 죽었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해서
난 죽어도 누군가를 도우고 죽고싶다, 죽을때 전재산을 기부하고 죽겠다 라는 식의 토론이었다.
예를 들자면 선생님이 애들한테 'ㅇㅇㅇ은 죽을땐 어떻게 죽고싶나요?' 라고 물어보면
'저는 전재산을 기부하고 죽고싶습니다!'라고 대답하는 형식이었음
뭐 어릴때니까 내 부랄친구들은 멋있게 총맞고 죽고싶다라던가 이순신장군처럼 장렬하게 죽고싶다고 했고
여자애들은 로맨틱하게 죽고싶다라는 둥으로 말했던걸로 기억한다.
근데 선생님이 날 지목하자
내가 거기서 시발 복상사로 죽고 싶다고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은 당황해서 아무말도 안하시고, 애들은 '야 복상사가 뭐야?'라고 물어보더라
내가 거기서 해맑게 "응! 자다가 죽는거래. 이왕 죽을꺼 안아프고 편안하게 죽는게 좋잖아?" 라고 지껄였었음.
수업끝나고 쉬는시간에 선생님한테 불려나가서 그런말하면 못쓴다고 안좋은 말이라고 훈계들었는데
그런말을 어디서 들었냐고 물어보니깐
내가 또 시발 복상사라는 단어를 아빠한테 배웠다고 대답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며칠 뒤에 아빠랑 나랑 선생님이랑 면담했다.
선생님은 아빠한테 애들한테 안좋은 말가르치면 안된다고 하시고
난 그 자리에서 한 술 더떠서 '복상사라는게 그렇게 안좋은 말이에요?'라고 선생님한테 물어보기까지함
결국엔 복상사라는 뜻을 모르고 지내다가(선생님한텐 그냥 안좋은 말이라고밖에 못들음)
중학교들어가서 디시질하다가 우연히 알게됬는데 참 뜻을 알자마자 쪽팔려서 바닥에서 뒹굼;
이거때매 지금 자다가도 이불 뻥뻥찬다 어휴
세줄 요약
1. 아빠한테 복상사가 뭐냐고 물었는데 자다가 죽는거라고 들음
2. 주제가 '죽음'인 초등학교 토론시간에 복상사로 죽고싶다고 말함
3. 아빠랑 나랑 교무실로 불려나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