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가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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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가다 에필로그

익명_NjQuMzIu 0 1013 0
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안녕하십니까요.

 

그 동안 한달정도 저의 글에 많이 웃고 공감해주고 즐겨주셔서 졸필 주제에 좀 당황도 했었고 저 또한 나름대로 즐거웠습니다.

 

노가다 하는 사람들만 이해하는 글들에 공감해주시니 더 몸 둘바를 모르겠네요. 하지만 같은 노가다라도 건축, 그 중 주택 현장 이야기만 써서 플랜트나 토목 등의 형들은 잘 모르고 감으로만 읽었으리라 생각됩니다요.

 

나중에 저도 오리지날 토목 현장에서 일해봤고 재미도 있었지만 사실 다이나믹하고 스펙타클 한 현장은 건축이 아닐까 싶네요.

사람 손이 많이 가서 그 만큼 신경도 많이 써야 하고.. 제가 주택 경험이 나름 초고층에 주상복합만 있다보니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구요. 하여튼 사람이 하는 작업이 많을수록 힘들죠.

 

전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나왔고 레알 설계를 바라보다가 막판에 시공사로 터닝한거라서 초반에 애로사항이 많은 편이었어요.

 

첫 시작한 회사는 소위 빅 파이브였고 저번글에 썼듯이 요즘 사람들 많이 나가는 회사로 이직했었어요.

 

그리고 그 회사서 나름 잘 배우고 경험도 많이 하고 엄청 업그레이드가 되었죠.

사바사 라는 말이 있듯이 하기 나름 같습니다.

 

오죽했음 저 보고 너 여기 공채 아니었냐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ㅋ

 

이직하고 첫 현장에서 만난 제 첫 사수가 어찌보면 제 은인인데 저의 소프트 랜딩을 하나같이 잘 챙겨주고 도와주고 해서 나름 오래 다닐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본사에서 뺑이치고 있는 김책임님 감사합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젤 오래다닌 회사긴 한데 이제 또 다른길을 가려 이직하는거고.. (탈건 아닙니다) 사실 희퇴는 좀 더 일찍 했어요.(올해)

걍 끝맺다보니 그리 얘기가 되었는데 ㄷㄷ..

 

암튼 김대리는 성이 김씨가 아닙니다. 괜히 김씨 잡고 궁금해하지 마세요 ㅋㅋ

 

그리고 예전회사 얘기라서 뭐..

 

여러분들이 제일 궁금해하시는 인턴 김기사는..

회사 잘 다닙니다. 일을 잘해서 그런지.. 회사 다니면서 싱글 메신저로 얘기는 가끔했고 제가 본사에서 근무한게 얼마 안되고 계속 현장에만 있다보니.

 

워낙 금수저인데다가 뭐 잘 다니네요. ㅎㅎ

 

임기사는 계측 회사 다니다가 관두고 개인사업 한다고 하다가 연락이 끊겼어요. 안타까운 케이스죠. 진짜 부지런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였는데.

 

이과장은 유배성으로 지방 현장가고 얼마 안 있다가 관두고 연락이 안되요. 가끔 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박과장은 지금.. 차장 고참으로 공사팀장을 뛴지 좀 됐죠. 사람좋고 일 잘하고 능력있고 전 회사에서 잘 나가고 있어요.

 

이공구 공구장 박부장은...

유명할 정도로 일 잘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다음 현장에서 품질 문제로 좌천되고 소장의 꿈은 물 건너간 채 해외를 계속 떠돌고 계십니다. 한번은 제가 해외에서 일할 때 만났는데 그 자신만만함은 다 사라지고 흰머리가 잔뜩 풍성한 부장님이 되서 나타났다능..

 

채대리는 지금 5급이네요. 가끔 연락하는데 워낙 말수가 적어서 만나면 말없이 술만 마시고 헤어져요. ㅋㅋ 자기는 공무원 체질에 정말 잘 맞다 하네요.

 

소장님은 임원 진급하셨고 그러고 정년을 넘겨 퇴직하셨고 지금은 조그맣게 개인 사업 하세요.

 

이 현장 멤버는 아직까지 연말에 모입니다. ㅎㅎ

 

기타 나머지 사람들은 뭐 잘 지내거나 그러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해외를 오래 찍고오다보니 연락은 다 끊겼지만서도 등장인물들은 성만 바꾼 실제 사람들입니다. ㅎㅎ

 

그리고 제가 계속 시설관리직을 노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맞아요!

 

건설회사 들어가기 전에 봤던 삼x의료원 최종면접에서 노사의 장점을 어필하다가 떨어진 경험이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저번에 댓글에도 썼지만 여기에 꿈이라는 글을 쓰고나서 저도 가슴이 답답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음.. 저한테는 오히려 한달정도 글을 쓰면서 정리가 많이 되었어요.

 

그리고 탈건이 답인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이 노가다가 그래도 싸나이 직업 아니겠습니까.

 

하나씩 뭔가가 완성되고 그걸 바라보며 뿌듯해하고 그러면서 힘들었던거 잊고 그러는게 아닐까 싶네요.

 

초임 기사때는 다 힘들어요. 저도 얘기를 미화해서만 써 놔서 그렇지 삽질도 많이하고 그랬어요. 단숨에 얻어지는게 아닌 사람들간의 관계 구축속에 하나씩 배워가고 정립되는 그런 직업인 것 같습니다.

 

그 난관을 헤쳐나가다보면 언젠가 해뜰날이 올 거고 저한테도 아직 해가 뜬 것 같지 않지만 묵묵히 전진 중입니다. 그러면 언젠가 해뜰날이 오겠죠.

 

마무리가 좀 두서가 없는데 전 여러분들이 다 잘 되고 멋있는 건설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노가다란 말이 일어 잔재다 뭐다 그러는데 전 노가다란 단어가 좋네요.

 

제가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건설인이니 우리 다 같이 힘내고 열심히 잘 해봅시다.

 

진짜 마지막으로 긴 시간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행복했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되서.. 음... 그럴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즐겁게 글쓰고 서로 공감했으면 합니다.

 

 

Hasta man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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