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군생활 썰
강원도에 놀러 왔는데 군생활이 생각나서 글을 남깁니다.
강원도 모 부대 신병교육대에서 근무했을 때 보급계원이 행보관이랑
사고를 쳐서 내가 보급계원을 대신 할 때 였음.... 전에 있던 계원이랑
행보관이 훈련병들 게임아이템을 무상으로 받다가 보직 해임을 당했고 새로 행보관이 오셨음.
난 그 때 보급계원을 하지 말아야 했어...
일단 이분은 군생활을 20년 하셨다고 했는데 첫 인상은 군생활 30년 하신 내 아버지보다 선배인 줄 알았음...머리가 너무 없으셔서 더 들어 보이기도 했고 소문에 의하면 말벌, 불개미, 개구리, 뱀 등을 하도 드셔서 그 열기가 머리로 전달 되고 머리카락이 다 빠진 것이라고 부소대장이 알려 줬음..
그 중 충격적인 에피소드가 몇가지 있는데 제일 약한 미꾸라지 부터
할께....
신교대에 1개 중대 훈련병은 약 230명 정도가 들어오게 됨.
어느 날 행보관이 날 부르더니 '걸레야(보급병을 걸레로 부르심) 오늘은 통닭이 나오니 너는 짬통 앞에서 닭뼈만 모아 놔라.' 이러심.
230명이 밥을 먹으면 한시간 반이 걸리는데 짬통 앞에서 닭뼈를
소쿠리에 따로 버리도록 통제 하였음.
'행보관님!! 다 모았습니다.' 라고 말하며 소쿠리를 중대장이나 다른
참모들 모르게 행보관한테 가져다 주니 행보관이 그 닭뼈를 원형통 그물
어항에 담아서 따라오래!! 어항 3개에 닭뼈를 나눠 담고 어항을 들고 행보관 따라 부대 근처에 있는 논 옆 또랑으로 따라 갔어.
그 3개를 각각 거리를 둬서 또랑에 담그고 부대 복귀했지... 다음날
아침 행보관이 그 어항을 수거 해 오래!! 어항을 꺼냈는데 그 어항에
미꾸라지가 바글바글 한거야!! 하지만 이 행보관은 미꾸라지가 목표가 아니었어. 미꾸라지를 소쿠리에 담고 냄비를 2개 주시면서 검지손가락보다 두꺼운건 왼쪽 냄비에 얇은 건 오른쪽 냄비에 담으라고 시키셨어
한시간 가량 선별작업을 끝내고 행보관님한테 가니까 어디서 50미터짜리 줄낙을 가져 오시더라. 그 50미터 줄에는 약 10센치간격으로 낚시줄이 5센치 가량 나있고 끝에 낚시바늘이 달려 있었어.
'걸레야 이 낚시바늘에 손가락보다 얇은 미꾸라지의 등지느러미를 걸어놔라.' 이 작업을 또 한시간 넘게하고 줄을 가지고 부대 앞 냇가로 갔어. 행보관이 팬티만 입고 냇가에 들어가서 미꾸라지를 걸어놓은 줄을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계속 풀으니 미꾸라지는 도망은 못가고 계속 살랑살랑
거리고 있었지. (이때까지도 뭔 짓거린지 몰랐음)
부대 복귀해서 가스버너와 냄비, 취사반장한테 두부를 받아서 막사 뒤 보급창고로 오라고 했음. 행보관이 손가락보다 굵은 미꾸라지를 담아
놓은 냄비를 들고 창고 앞으로 왔음. 버너에 물을 담은 냄비를 올려
놓고 물을 끓이다가 기포가 조금씩 올라올때 두부와 미꾸라지 한 주먹
만큼 때려 넣고 뚜껑을 닫음!! 잠시 팔딱거리다가 잠잠해 지고 냄비는 신나게 끓기 시작함!! 뚜껑을 열었을 때 미꾸라지는 안보이고 두부만 있는데 미꾸라지가 두부 안에 다 뚫고 들어간 채로 죽음!!
어느정도 끓기 시작하니 어디선가 주임원사와 행보관들 짬좀 되는 상사
중사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미꾸라지가 든 두부를 잘라서 김치와
같이 먹으며 '어후 어후'그러고 있음. 난 비위가 약해 못먹음!!
진짜는 풀어놓은 줄낚임!! 이틀 뒤에 줄을 걷으러 행보관 따라 갔는데
그 줄에 메기와 알수 없는 물고기 장어도 달려 있었는데 장어를
잡을 때 그 행보관의 표정을 15년이 지난 아직도 잊을 수가 없음!!
메기와 장어 알수없는 물고기를 손질 하고 봉투에 담아 취사장 냉장고
에 넣어 놨는데 이때 물고기 손질도 처음인데 물고기가 하도 많아서 우웩거리며 커터칼로 배따고 내장빼고 했음!! 난 지금도 민물고기는
공짜로 준다고 해도 못먹음!!
참고로 내가 군생활 하며 잡은 생물들은 내 입으로 넣어 본적이 없음!!
후에 장어와 메기는 대대간부들이랑 회식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음!!
아마 그 행보관이 2차에 원사를 단 건 비결 중 하나 일 것이라고
지금도 난 생각함.
우선 필력 딸리는 글을 읽어 줘서 고맙고... 후에 고라니 사건과 훈련장 말벌 퇴치 작전, 을 올리도록 하겠음!! 굿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