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엠티때 여초에서 수치스러웠던... (역시나 떡썰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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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엠티때 여초에서 수치스러웠던... (역시나 떡썰은 아님)

익명_NjQuMzIu 0 1282 0

항상 글 쓸때마다 읽는 사람들이 재미있을지 자신이 없기는 해. 평범한 인간의 일상적인 이야기니까 말이야~

 

그래도 글 쓰는게 재미있고 활력이 되는거 같아서 오늘도 하나 올려봅니다 ㅎㅎ

 

 

 

이번 사건은, 여초를 무서워하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이었지...

 

때는 바야흐로 20살이 되던 시절.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고...

 

과에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나 친구가 없었던 나는 역시나 모쏠 아다 찌질이답게 아싸화가 진행되고 있었지.

 

남자들만 빽빽한 공대(기계과)를 다니고 있었으므로, 주변에는 시커먼 산적들 뿐이고

 

길에서 담배를 물고 다니는 인상 험학한 복학생 선배들과, 매일 술독에 빠져사는 남자뿐인 동기들...

 

화려할 줄 알았던 나의 캠퍼스는 이대로 남자들 사이에서,

 

게다가 아싸가 되어 아주 시커먼 바닥을 찍겠구나 하는 더러운 생각이 들기 시작할때였어.

 

봄이 되고, 엠티를 가게 되는데, 친구도 없고 가지말까 하다가 그래도 거기라도 가서 친구 좀 만들자 싶었지.

 

결과적으로는 친구들이 많이 생기다 못해 인싸가 되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흑역사 때문이었고 여초를 무서워한 계기가 되었지.

 

 

 

우리 학교는 자체 수련원이 있어서 모든 학과들이 그쪽으로 엠티를 가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유아교육과 여성분들과 일정이 겹치게 되어서 같이 놀지는 못하지만

 

한 공간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흩날리는 바람결에 그녀들의 향기를 맡을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친구를 만들겠다는 생각 따위는 지워져 버릴 만큼 설레는 일이었어.

 

먼 발치에서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하하호호 웃으며 공놀이를 하던 그녀들...

 

멀리서 보기에는 너무 부럽고 좋아보이고 함께하고 싶고 그랬었지.

 

 

 

공대에서 엠티를 가면 다 거기서 거기겠지만 복학생 형들의 아직 벗겨지지 않은 똥군기로 인해

 

게임을 빙자한, 체력단련이라고 포장한, 기합이지. 그런걸 한시간 정도 구르고 나서

 

저녁식사 후에 간단한 주류들과 함께 장기자랑이 시작되었지.

 

말도 안되는 춤, 노래, 꽁트 등등이 지나가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쯤

 

공대에서는 빠질 수 없는 여장 타임. 미스 기계 선발 대회... 대체 이런 이름은 누가 붙이는거야? 드럽게...

 

미스가 없는데 무슨 미스는 개뿔... 더러운 상황이 벌어지겠구나 싶었지.. 근데...

 

그래... 그 선발대회... 여장... 그래... 내가 했어.... ㅠㅠ

 

진성 아싸였던 나는 말 한마디 걸어주는이 없이 멀뚱멀뚱 있는데 같은 조였던 애들이 무슨 작당모의를 한건지

 

나에게 갑자기 친한척을 하며 여장을 하고 앞에 나가면 스타가 될 수 있다고 꼬드긴거지.

 

인싸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여장이라는 절망을 이겨버리는 순간이었어.

 

그래!! 결심했어!! 여장을 한번 하고 10분만 참으면 인싸가 된 나를 만날수 있을거야!!!

 

그렇게... 우리과 전체에 3명 있는 누나들이 여장을 하기로한 아이들에게 자기가 가져온 옷도 입히고

 

자기들이 쓰던 화장품으로 정성스럽게 화장을 해 줬지. 나도 그 중 하나였고.... ㅠㅠ

 

 

 

나는 키도 좀 크고 덩치도 커서 눈에는 잘 띄는 아이였는데, 여장을 해 놓으니 정말 그지같았지.

 

그지도 그지도 그런 상그지가 없었어. 

 

아는형님에 나오는 서장훈 여장 해 놓은것 같기도 하고...

 

대길이 찾는 성동일 같기도 하고... 완전 저세상 비주얼이었던 거지ㅠㅠ

 

그게 또 웃기다고 선배들, 애들은 넘어가지, 나는 그것도 좋다고 무대위에서 신나하고 있을때였어.

 

그때 불현듯 강당의 문이 열리며 저 먼발치에서만 보았던 유아교육과 여성분들이 몇명 들어오는거야.

 

이게... 하필 이 타이밍에... 이게 무슨 쪽팔리는 일이야!!!! 우리 아름다운 여성분들 앞에서 여장이라니!!!

 

그들은... 도르마무 앞에서 거래를 외치던 닥터스트레인지 처럼 우리에게 거래를 제안했지.

 

그들의 거래 조건은... 자기네가 게임을 했는데 걸린 애들을 데리고 노예팅을 하러 왔다는거야.

 

남자들 뿐인데 여자애들을 풀어주겠다니 우리에게는 그런 기적같은 일이 없었고,

 

남정내들의 테스토스테론 분비로 인한 페로몬 냄새가 진동을 하며 모두들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었지...

 

노예팅이 시작되고 5명이 왔는데 다들 몇만원 정도 선에서 팔리게 되었어. 총 20만원 남짓이었던거 같애.

 

다들 반 장난으로 여기고 있는데 이 누나들 진지해. 돈 달래. 20만원을 달래. 당황한거지 선배들이...

 

그래서 선배들은 타임루프에 걸려버린 도르마무 마냥 돈도 주기 싫고 여자애들이랑 놀고는 싶고 하는

 

이상한 딜레마에 빠져버려서 역으로 거래를 제안하게 되었지.

 

좋아... 돈은 없어서 줄수 없고 대신에 여기 신입생들 중 마음에드는 애들로 5명 데려가라.

 

니네도 여자끼리 와서 니네들끼리 놀기 싫지 않느냐... 딜? 했더니

 

그 누나들은 좋다고 하며 키크고 잘생긴 애들로 몇명 뽑더니 마지막으로 아직 여장을 하고있는 나를...

 

왜?? 저세상 비주얼일텐데?? 거 누나들 취향이 좀 이상한거 아니오.... 거 장난이 지나친거 아니오!!!!!

 

그렇게 우리 5명은... 우리라고 하기 좀 그렇다... 비주얼 4명과 추노꾼은 유아교육과로 끌려갔지.

 

 

 

예상 외로 여자애들은 남자들이 가니까 뭔가 수줍은건지 어색한건지 우린 별로 신경도 안쓰고

 

넓은 방에서 지네끼리 술판 벌려서 술마시고 놀더라고.

 

내 썰 읽어본 애들은 알겠지만 나는 술 못먹잖어... 구석에서 여장한채로 웅크려 앉아 있었지...

 

다른 애들도 20살인데 뭘 알겠어... 누나들 사이에서 그냥 구석신세였지...

 

다들 왁자지껄 시끄럽고 재미있게 노는데 우리만 꿔다놓은 보릿자루들 마냥 덩그러니 구석 방치되고 있었어.

 

우리 왜 데리고 온거지? 라는 궁금증도 생기면서, 그래도 구석에서 나름 우리끼리의 친목이 좀 되어서

 

이참에 비주얼 좋은 친구들이 좀 생겼다 라는 자그마한 위안을 받을때였어.

 

여자들이 2~30명은 되어 보였는데, 좀 장난기 많게 생긴 누나가 술이 좀 취해서 우리쪽으로 오더라고.

 

그러더니 뭐 심심하지 데려와놓고 안놀아줘서 미안하다 20살이야? 애기들이네~ 누나는 졸업반이야~

 

이런 이야기들을 하더라고. 나는 그래도 여자랑 대화도 한다는 그런 생각에 뭔가 설레임이 들기 시작했고

 

지네들 끼리 놀던 여자애들도 슬슬 이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

 

뭐 늙다리가 영계꼬실려고 하냐~ 혼자 남자랑 놀지말고 같이 놀자~ 야 누나한테 술한잔 따라봐~ 등등

 

한명 두명 우리쪽으로 오기 시작했어.

 

나는 드디어 할렘이 시작되는건가!!! 이거이거 대학가면 여자들이랑 막 그렇고 그렇게 논다고 하던데!!!!

 

살인의 추억에서 보니까 대학가면 뭐 엠티가서 떼십 뭐 그렇다던데!!! 오오오오!!!!

 

떼로 달려들면 어쩌지?? 와 대박!!! 이제 시작인가!!!!

 

이런 말도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응. 맞어.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어 ㅋㅋ

 

그리고 그래봤자 비주얼 좋은 4명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거지 거지같은 몰골로 여장을 하고 있던 나는

 

또다시 소외되어 그들이 노는걸 옆에서 지켜볼 뿐이었어.

 

그때였어...

 

바로 그때...

 

아까부터 저쪽에 좀 예쁘고 성숙해 보이는 누나가 한명 있어서 계속 힐끔 힐끔 처다봤는데

 

그 누나가 술이 많이 취했는지 비틀 비틀 터벅 터벅 걸어서 우리쪽으로 오는거야.

 

이뻐... 아 진짜 이뻐... 내스타일이야... 

 

아디다스 삼선 검은색 츄리닝 위로 엘라스틴을 한건지 부드럽게 나부끼는 검은 생머리가 아주 아름다워 보였어.

 

근데 그 누나가 날 보며 걸어오는거 같아서 나는 얼음이 되기 시작했지. 진성 쫄보 인정? ㅋㅋ

 

완전 풀린 눈으로 날 보며 걸어오는거야.

 

분명히 나를 보고 있었어.

 

내가 너무 힐끔힐끔 처다봤나? 기분이 나빴나? 내 지금 모습이 기분나쁠만 하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잔뜩 쫄보가 되어 다른 누나들 말은 귀에도 들리 않고 어버버 하고 있었지.

 

그 누나가 웅크려 앉은 거지같은 몰골로 여장을한 내앞에 딱 서더니

 

주섬 주섬 주머니를 뒤져... 그리고는 천천히 천원짜리 몇장을 꺼내더라고...

 

천원짜리 2~3장 정도 되는거 같았는데, 그걸 내 앞에 휙 하고 던지더라고.

 

그러더니 하는 소리가

 

"야. 바지 벗어봐라 고추 한번 보자."

 

 

 

네... 네??? 아... 저..저..제건 아직 안익었...??? 네??? 뭘 벗으라구요?? 뭘 보자구요??

 

이잉??? 뭐라고?? 내가 잘못 들었나????? !!!!!!!!!!!!????????????

 

하는데 옆에 있던 누나들 중 많이 취한 누나 한명이 "그래 야 한번보자 야" 이러고...

 

좀 정신있는 누나가 이년 이거 또 이런다 미친년이거. 너도 그만해 이년아를 연발하며

 

그 아디다스 누나를 질질 끌고 가버리고...

 

다른 누나들이 미안하다면서 너네 이제 빨리 가라고 하더라.

 

나는 그 치욕스럽고 수치스러운 기분으로

 

불륜현장 적발된 상간녀 마냥 고개를 푹 숙이고 주섬주섬 치마를 추스르며

 

안녕히계세요... 하고 나오는 그 수치스러운 기분!!!! 그 기분!!!! 아아아아악!!!! 악!!!!

 

지금 생각해보면 이거 성추행 아냐? 완전 고소각이지 이거?? 성추행이야 이거!!!!!

 

난 아무말 없이 숙소로 들어가 피곤했던 하루를 뒤로하고 잤어. 니네는 놀던 말던 나는 잤어...

 

그리고는 다음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그래도 잘생긴 친구 몇명 생겼다는 위로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지.

 

 

 

그리고... 월요일이 되어 학교를 갔더니 나는 이미 과에서 인싸가 되어 있더라고... 놀림감이긴 했지만...

 

그놈들이 그 날의 그 일을 소문낸거였지... 뭐 당연히 여자틈에 끌려가서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지

 

캐묻는 선배들에게 숨길수는 없었겠지만... 덕분에 나는 과 전체의 놀림감으로 전락...

 

선배들은 지나가다 나 보면 "야 고추한번 보자 임마" 를 해대기 일쑤였고,

 

그 덕이었는지 과 내에서 유명해져서 동기들 사이에서는 인싸가 될 수 있었지.

 

졸업할때 까지 가끔 그때의 일을 떠올리며 놀림을 받기는 했지만...

 

덕분에 교우관계도 좋아지고, 나중에 학생회 활동도 하게되는 계기가 되긴 했어.

 

여초를 무서워 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고 ㅎㅎㅎ

 

 

 

돌이켜보면 참 별의 별 찌질하고 병신같은 일들이 많기는 했어 ㅎㅎㅎ

 

뭐 지나고 보면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당시에는 왜 이런 병신같은 일만 일어나는지...

 

내가 병신이라 이런일만 일어나는건지 참 짜증나긴 했지 ㅋ

 

 

 

또 생각나는대로 쓸게. 재미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ㅎㅎㅎ

 

암튼 읽어줘서 고맙다!!!!

 

모해는 사람들이 착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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