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이모썰
막내 이모썰이야
근친 아니니까 기대는 하지마
우리집안은 엄마쪽에 형제가 많아
엄마한테는 언니, 오빠보다 동생이 더 많은데
하필 또 막내이모가 늦둥이야
나보다 2살어린 23살인데
엄마한테는 동생이지만 나이로는 딸뻘이지
어릴때부터 자주 보기도 했고
나이도 내가 더 많아서 서로 반말하면서
지냈는데 그게 습관이 되어서
아직도 반말하고 지내고 있어
물론 집안어른들도 따로 말씀은 안하시더라
호칭은 이름을 부르거나 야 라고 하지는 않고
당연히 이모라고 부르고있어
이모가 대학생이 되고부터는
우리집에서 지냈어
나와 같은 대학교에 다니게 됐거든
내가 1학년1학기(20살) 끝나고 8월에 입대했다가
22살 5월에 전역해서 몇달 쉬고 알바하다
2학기에 복학했거든
근데 군대 2년 때문에 이모랑 같은 학년이더라ㅋㅋㅋ
물론 과는 달랐지만 학교가 같아서
한번씩 강의 시작시간이 겹칠때 같이가기도 했어
이모긴 해도 내또래 여자애가 집에 있으니
친구랑 같이 사는것 처럼 재미는 있더라
내가 괴롭히면 엄마한테 쪼르르가서는
"언니~조카가 이모를 괴롭혀" 이러기도 하고
엄마 없을땐 울누나한테 가서 뒤에 숨어서
"쟤가 나 괴롭혀" 이러면서 징징대기도 하고
귀여운 면이 있더라
그냥 집에 여동생이 들어온 기분이었어
착하고 엄마(이모한텐 언니)말도
잘들어서 원래 같이살았던것 처럼 문제없이 지냈지
내가 이모를 가끔씩 괴롭히긴 해도
뭐 나이 어리다고 무시하거나 만만하게
생각한적은 한번도 없어
그리고 엄마 동생인데 그랬다가 맞아죽지 ㅋㅋㅋ
한번씩 이모가 심부름을 시키기도 했거든
근데 시키면서도 조금 미안했는지
평소에는 날 부를때 이름을 말하는데
심부름 시킬때는 방석조카 이러면서
이름뒤에 조카라는 단어를 붙히더라 ㅋㅋㅋㅋ
자기가 이모인걸 강조하려는 건지 ㅋㅋㅋㅋㅋ
근데 몇번시키다가 미안했는지
나중에는 엄마통해서 간접적으로 시키더라
뭐 심부름 시킨다고 기분나쁘진 않았어
어려도 이모니까
하루는 첫수업이 오후에 있어서
늦잠자고 있는데 폰이 울리길래 보니까
이모 전화더라
받으니까 오후에 수업듣는 강의 책을 안가져 왔다고
오는김에 가져와 달라는 거야
그래서 학교가는 길에 가져갔지
만나서 책 건네주는데
옆에서 이모 친구들이
"누구야?" "남친?" 이러면서 키득거리더라
그러니까 이모가
"누구게~?" 이러더니
"비밀이지롱" 하면서 웃더라
이제 가봐야 된다고 하고 돌아서는데
이모 친구가 "진짜 남친이야?" 이러니
이모가 "비밀이라니까" 이러면서 같이 키득거리더라
걸어가면서 생각했지
'역시 새내기는 새내기구나 말하는게 애기야 애기'
복학을 해서 그런지
1학년 새내기들이 더 귀여워 보였어
이모한테 친구 소개시켜 달라고 하고싶었지만
나한텐 군대를 기다려준 여친이 있어서
양심적으로 포기했지
강의 듣는데 이모한테 톡이왔어
'나중에 저녁먹으러 갈래?'
'웬 저녁?' 이라고 답장하니
'책 갖다준거 고마워서. 내가 살게' 이러더라
그래서 알겠다고 했지
강의 다끝나고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동아리방에 있다가 시간 맞춰서 출발했어
가니까 아까 낮에 봤던 이모친구 2명도 같이 있더라
근데 저녁먹자더니 술집으로 가더라 ㅋㅋㅋㅋㅋ
하긴 1학년때는 많이 마실때지ㅋㅋㅋㅋㅋ
이모랑 내가 같이 앉고 친구2명이 맞은편에 앉았어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한테 물어보더라
"둘이 무슨 사이예요?" 이러니까
이모가 대신 말했어 "우리 동거하는 사이야"
난 그게 무슨뜻인지도, 농담이란것도 알았지만
친구들은 눈이 휘둥그레 지더라
그러니까 그제서야 이모가
"사실 우린 한집에 사는 가족이야 ㅋㅋㅋ
내가 이모, 얘는 내 조카"
이러면서 사실대로 말하더라
친구들이 "진짜?" "와 신기하다"
이러면서 이것저것 막 물어보기 시작했어
"그럼 진짜 이모라고 불러요?"
"이모라고 불러보시면 안돼요?"
뭐 이런것들 말이야
그러면서 술을마시는데 풋풋한 새내기들과
마시니까 맛좋더라 ㅋㅋㅋㅋ
내심 이모한테 고마웠지 이런자리를 마련해줘서ㅋㅋ
애들이 술이 점점 들어가니 혀짧은 소리도 내고
애교도 부리는데 너무 귀여운거야
애들이 취했으니 그만먹어야 되는데
솔직히 더 있고 싶어서 술을 더 시켰어
이모가 술기운이 많이올랐는지
내 볼을 꼬집더라 내가 뭐하냐니까
"우리 조카 귀여워서 그랬지~"이러면서
엉덩이를 두드리는거야
그러더니 친구들과 깔깔거리더라
뭐 귀여워서 기분나쁘지는 않았어
술자리가 끝나고 집에 가는데
이모가 꽐라가 되어서 업고 갔어
근데 그모습으로 집에 들어가면 엄마한테
둘다 혼날거 같아서
집앞 벤치에 잠시 앉은다음
누나한테 전화를 했지
다행히 집에 누나만 있어서
무사히 들어갔어
방에 눕혔는데 아예 정신을 못차리는거야
근데 그 모습을 보니까
'이모가 또 저러고 다니면 어쩌지?'
'짐승새끼들이 건들면 어쩌지?'
하면서 걱정되더라
마치 오빠가 동생 걱정하듯이 말이야
아니, 적어도 나한텐 그랬지
어느 순간부터 난 막내이모를 여동생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으니까 말야
학교갔다오면 오늘 있었던일
얘기하며 히히덕거리고
고민상담도 해주고
여친과 꽁냥꽁냥하는것 과는
또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었어
대학생활 내내 다투지도 않고 잘 지냈지
이러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몇달만 있으면 졸업이야
취직하면 이모도 회사 근처로
집구해서 나갈꺼라는데
솔직히 계속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
얼마전 같이 술마시다가
이모한테 '안갔으면 좋겠다
없으면 허전할거 같다' 이랬더니
이모도 더 있고 싶은데
어쩔수 없다며 아쉬워 하더라
그리고 지금까지 이모를
여동생으로 생각하며 지냈다니까
괜히 심술이 났는지
나보고는 조카와 놀아준다고
여동생인척 행동했다더라
그냥 머릿속에 여러가지 추억들이
떠오르길래 끄적여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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